이틀째 빈소 지킨 윤 대통령…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도

입력
2023.08.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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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등 조문 행렬… 박근혜 전 대통령 전화도
박 전 대통령 "순방 외교 잘 지켜보고 있다" 응원
발인 17일 오전 9시, 장지는 경기 지역 공원 묘역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고(故) 윤기중 교수 빈소에서 이틀째 조문객을 맞았다. 아울러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보고받는 등 외교 행사와 국정 운영에 차질 없이 업무를 병행하면서 장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빈소에는 전날에 이어 정치권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들이 찾아 조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조 휴가를 냈지만 오전 중에 한미일 정상회의 준비와 국내 현안들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번 회의에선 정상회의 정례화를 포함해 연합훈련 및 사이버,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의 3국 협력 제도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 같은 한미일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고려해 윤 대통령은 발인 당일인 17일 장례 절차를 마치자마자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오후 빈소에 도착했고, 유족들과 입관식에 참여한 후 빈소를 지켰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조문 후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 부친과는) 자주 만났고,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친숙한 사이였다"며 "(윤 대통령에게) 좀 더 오래 사셔서 아드님이 대통령 하는 기간 좋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일찍 가신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등 야권에서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조문 후 "고인이 저희 또래를 가르쳤다. 그래서 존함을 익히 들어왔다"며 "학자로서 많이 존경을 받았고, (조문하는 것이) 당연한 예의"라고 말했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도 방문했지만, 외교사절 조문을 받지 않기로 한 원칙에 따라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응대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저녁 무렵엔 여권에서 '거리두기' 중인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에서 대표적인 비윤석열계로 꼽히는 이준석 전 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화로 조의를 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조문을 하려 했는데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져서 직접 조문을 못 하게 됐다.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며 "이에 윤 대통령은 '마음만으로 충분히 감사하다. 안 그래도 차량으로 멀리 왔다 갔다 걱정이 됐는데 무리하면 안 된다. 건강 잘 챙기셔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순방 외교 잘 지켜보고 있다.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미일 정상회의에 응원 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윤 교수의 발인은 오전 9시, 장지는 경기 지역 한 공원 묘역이다. 윤 대통령은 최소 인원과 함께 장지로 가서 장례절차를 마친 뒤 서울로 복귀해 순방을 준비하고 바로 출국할 예정이다.

정준기 기자
김종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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