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최대 축전인 제5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18일 서울 목동·신월·구의구장에서 동시에 막을 올려 내달 5일까지 19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 대회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95개 팀이 모두 출사표를 던져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봉황대기는 2024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9월 14일)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전국대회다. 프로 구단의 간택을 받기 위한 3학년들의 치열한 쇼케이스와 함께 내년 주축이 될 1, 2학년들의 실력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는 무대다. 또한 지역 예선 없는 토너먼트 방식에 대회 기간 청소년 대표팀 차출로 인한 특수 상황도 있어 우승팀을 쉽게 점치기 어려운 흥미진진한 대회로 손꼽힌다.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구단의 베테랑 스카우트조차 “아무도 모르는 게 고교야구이며 봉황대기는 더욱 점치기 어렵다"고 할 정도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부산고의 강세를 예상했다. 이 스카우트는 "(외야수) 연준원이 대표팀으로 빠지지만 확실한 투수 원상현과 성영탁(이상 3년)이 있다”며 “2학년 투수들 역시 좋다”고 평가했다.
사령탑도 1985년과 1986년 봉황대기 2연패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은 “지난해 우승팀답게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며 “대표팀 차출 공백은 황금사자기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은 안지원(1년)이 메울 수 있다. 야수 한 명 빠졌다고 타격받을 팀이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부산고의 견제 대상은 올해 인문계로 전환돼 군산상고에서 교명을 바꾼 군산상일고다. 군산상일고는 최근 막을 내린 대통령배에서 ‘역전의 명수’라는 명성을 이어가 2013년 봉황대기 이후 10년 만에 전국 제패에 성공했다. 군산상일고는 울산공고BC와의 1회전을 통과하면 2회전에서 부전승으로 올라간 부산고와 ‘빅매치’를 벌인다. 석수철 군산상일고 감독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서 그간 준비했던 대로 꾸준히 하면 될 것 같다”며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2021년 우승팀 덕수고와 준우승팀 유신고도 우승후보로 평가받는다. 기존 전력이 탄탄한 두 팀은 대표팀 소집에 따른 전력 공백도 없어 올해 첫 전국대회 우승을 노린다. 이상원 키움 스카우트 팀장은 “덕수고는 좌완 정현우와 우완 김태형(이상 2년)이 모두 좋고, 주축 내야수도 2학년이라 기대가 되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정민혁 한화 스카우트 팀장은 “유신고는 원래 투수력이 좋다. 이기창이 안 좋았지만 박준우와 승지환(이상 3년)이 자기 몫 이상을 해줬다”고 말했다.
마산용마고는 '고교 특급' 장현석(3년) 없이 4강에 도전한다. 진민수 마산용마고 감독은 LA 다저스와 계약한 장현석의 출전 여부에 대해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아마 (봉황대기에서) 볼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2학년 투수 김현빈과 최연수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 있고, 전태현(2년) 손율기(3년) 차승준(2년)의 중심타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휘문고, 장충고, 경기상업고, 물금고 등이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1971년 창설된 봉황대기는 50년 넘는 역사를 쌓아 올리며 역사와 전통을 갖춘 국내 최대 고교야구 축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51회 대회는 18일 개막일에 총 9경기가 열린다. 목동·신월·구의 3개 구장에서 예선전을 치르고, 32강까지는 목동·신월 양 구장, 16강부터는 목동구장에서 ‘초록 봉황’의 주인공을 가린다. 결승전은 9월 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