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대기] 경북고 ‘최다우승’ 찍고 시즌 2관왕 등극할까

입력
2023.08.17 08:00
고교야구 최다우승 명문, 봉황대기도 통산 4회 챔피언 올라

청룡기 우승팀 경북고가 시즌 마지막 전국 최대 규모 고교야구 대회인 봉황대기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1970~8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대구의 맹주' 경북고는 고교야구 4대 메이저 대회 최다우승팀(22회)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2위는 경남고(18회), 3위는 광주일고(17회)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은 2차례뿐으로 지역 라이벌 대구고(7회)에 왕좌를 내준 모양새다. 여기에 또 다른 강팀 대구상원고도 3년 전인 2020년부터 ‘개교 100주년(2023년)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전 동문이 결집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경북고는 달랐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전국 강호들을 상대로 연전연승, 명가 부활을 예고했다.

경북고의 이 같은 변신에는 이준호 감독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이 감독에 따르면 지난해 주장 이승현(3학년·포수)이 경기 중 나타난 갑작스러운 입스(YIPS)로 교체를 호소하자 “승패는 내가 책임질 테니 끝까지 마무리하고 들어오라”며 호통을 쳤다고 했다.

이승현은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며 입스를 극복하고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때부터 경북고는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됐다. 선수들과 지도자 사이 신뢰는 한층 두터워졌다. 전미르는 “감독님의 믿음 덕분에 원팀이 어떤 것인지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한국의 고시엔’으로 불리는 봉황대기에서 올 시즌 유종의 미를 다짐하고 있다. 명실상부 2023년 최강팀 등극은 물론이고 천안북일고가 보유한 대회 최다 우승(5회) 횟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각오다.

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이도류’ 전미르가 청소년대표팀 차출로 빠지게 됐지만 이 감독은 “야구는 혼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지금의 우리 팀은 한 선수가 없다고 해서 이길 수 없는 상대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무영 경구회(경북고 선수 출신회) 회장은 “전국의 모든 팀이 출전하는 봉황대기야말로 진정한 최강팀을 가려내는 대회라 생각한다”며 “봉황대기 우승으로 자타공인 올해의 최강팀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고 동문들도 의기투합, 목동으로 모일 채비를 하고 있다. 경북고가 18일 개막하는 제5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2015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초록 봉황’을 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