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부의 분배 불평등 연구… 별세한 윤 대통령 부친 윤기중 교수 누구?

입력
2023.08.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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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통계 분야 기틀 잡으며 개척자 역할

15일 별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92)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는 '대통령의 아버지' 이전에 일평생 소득과 부의 분배 불평등 문제를 연구한 학자로, 통계학과 경제학 모두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윤 명예교수는 국내 경제학의 이론 발전을 이끌고, 특히 경제통계 분야의 기틀을 잡으며 개척자 역할을 한 학자로 평가 받는다. 그가 집필한 통계학(1965)과 수리통계학(1974), 통계학개론(1983) 등은 통계학 분야 필독 서적이자 대학 교재로 후학들에게 널리 읽혔다. 1967년 창립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에 1968년 합류하여 조교수, 부교수, 교수직을 거쳐 1997년 정년퇴임했다.

윤 명예교수의 연구 저서 '한국경제의 불평등 분석'은 우리나라에서의 소득과 부의 분배 불평등 분야 연구에 한 획을 긋는 학문적 업적으로 인정받는다.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의 '쿠즈네츠 곡선의 원리'가 한국에도 적용되는지를 실증적으로 밝혀낸 저작이다. 쿠즈네츠 곡선은 성장의 초기단계에는 소득불평등이 증가하지만, 일정 성장 이후 소득불평등은 감소한다는 이론으로 윤 명예교수는 이 가설이 한국에서도 타당한 가설인지를 논증하기 위해,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을 낳은 배경을 분석하고 불평등도를 계측하는 방법을 수리적으로 접근하여 1963~1995년 동안 소득분포의 변동을 분석했다. 1999년 3·1문화재단은 그의 저술을 3·1문화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재단은 "미개척분야인 소득과 부의 분배의 불평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이 분야의 이론을 체계화했다"고 평가했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윤 교수는 공주농고를 거쳐 1956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58년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일수교 직후인 1967년 일본 문부성 국비 장학생 1호로 선발돼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한국통계학회 회장(1977~1979)과 한국경제학회 회장(1992~1993)을 역임하고, 1960~1990년대 미국경제학회(AEA)와 일본계량·경제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국제적인 학술 교류에도 적극 참여했다. 2001년에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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