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6월 일본 경제가 전분기 대비 1.5%, 연율 환산 시 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율 기준 3.0%를 점쳤던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어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일본 내각부는 올해 4∼6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계절조정치)이 전분기보다 1.5%(속보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12월 이후 3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성장의 원동력은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다. 수출은 전분기보다 3.2% 늘었고 수입은 4.3% 줄었다. 국제적 사안인 반도체 부족 문제가 해결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었고, 지난해 10월 입국 규제 해제 이후 일본으로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도 급증했다. 엔저(엔화 약세) 효과로 씀씀이가 커진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내 소비는 통계상 수출로 잡힌다.
반면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과 내수 부진으로 수입은 급감했다. 30년 만에 처음 겪는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일본인들이 식비 등 생활비 절약에 들어가면서,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도 전분기보다 0.5% 줄었다. 엔저로 수출 기업은 큰돈을 벌지만 구매력이 낮아진 일본인은 씀씀이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설비 투자도 마이너스는 아니었지만, 증가율이 0.03%로 보합 수준에 그쳤다.
일본 경제성장률이 1~3월(0.7%)에 이어 4~6월에도 한국을 큰 폭으로 웃돌면서 올해 일본 경제가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이 일본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한국은 올해 1~3월 0.3%, 4~6월 0.7% 성장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