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며 관광지역 상권이 모처럼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특히 크루즈 관광객도 적잖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크루즈 정박지를 중심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크루즈노믹스(Cruisenomics)'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크루즈 여행객 덕분에 지역 상권의 일평균 매출액이 최대 3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BC카드가 3월부터 지난달까지 부산에 정박한 크루즈선 입항일(총 51일) 기간 내 부산에서 발생된 외국인 카드 매출액을 분석해 15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크루즈 터미널이 있는 동구와 영도구, 터미널 인근 지역인 부산진구와 중구에서 일평균 매출액이 증가했다.
특히 번화가인 서면이 위치한 부산진구의 하루 매출액은 30% 가까이 증가했다.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깡통시장이 있는 중구도 10.7%가 늘었다. 이는 지난 3년간 국제 크루즈선 입항이 없었던 부산 항구에 올 상반기에만 59척이 입항한 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2019년 선박으로 입국한 외국인 중 부산행 비중은 26%였지만, 올 상반기엔 53%에 달한다.
크루즈선의 체류·정박 시간이 길수록 지역상권 매출은 덩달아 뛰었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크루즈로 입항한 외국인은 최소 5시간에서 최대 14시간까지 체류했다. 특히 10시간 넘게 체류한 관광객의 소비액은 6시간 이하 체류 관광객 대비 22%나 많았다.
크루즈 관광객들의 소비는 문화체험에 집중했다. 실제 이들이 체류했을 당시 놀이공원 일평균 매출액은 40.9% 상승했고, 전통시장과 시티투어버스도 각각 40.0%, 16.0% 뛰었다. 피부관리 일평균 매출도 10.9% 상승했다. 짧은 시간 기항하기 때문에 현지에서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소비에 관심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BC카드 관계자는 "크루즈 여행이 증가하면서 정박지 인근 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며 "1박 이상 정박하는 크루즈 일정의 경우 도시 곳곳의 관광명소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