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끝까지 번뜩이는"…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에든버러서 극찬

입력
2023.08.11 16:52
영국 가디언 다섯 개 최고 평점 리뷰

국립극장 전속 예술단체 국립창극단의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이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았다. 외신은 9, 10일 에든버러 페스티벌시어터에서 공연된 '트로이의 여인들(Trojan Women)'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11일 국립극장에 따르면, 영국 가디언은 '한국 전통으로 아름답게 직조된 그리스 서사시'라는 제목의 이번 공연 리뷰 기사에서 별 다섯 개 최고 평점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재기 넘쳤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에우리피데스의 대서사시를 예술적으로 변용해 고대 그리스 신화가 어떤 문화권에서든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공연에 앞서 48개국 2,000여 명의 예술가가 참가하는 올해 축제에서 '꼭 봐야 할 50개 작품'의 하나로 '트로이의 여인들'을 선정했던 가디언은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 정재일이 작곡한 음악과 (작창을 맡은) 판소리 명창 안숙선이 만나 현대와 전통의 대담한 조합을 만들어 냈다"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 문화예술전문지 리스트 역시 별 다섯 개 평점과 함께 "전쟁의 비참함을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라며 "소리꾼들이 노래하는 동안 모든 감정이 한 방울도 남김없이 쏟아져 내린다"고 평가했다.

이번 공연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는 한국 특집 주간 '포커스 온 코리아' 프로그램으로 초청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주영한국문화원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동 주관하는 '2023 코리아시즌'의 일환으로 공연은 11일까지 이어진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2016년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 제작했다. 배삼식 작가가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극본을 쓰고, 싱가포르 출신의 세계적 연출가 옹켕센이 연출했다. 2016년 국립극장 초연 이후 2017년 싱가포르예술축제, 2018년 영국 런던국제연극제, 네덜란드 홀란드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 등에 초청됐고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음악원(BAM) 무대에 올랐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전 세계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창극이 지닌 강력한 힘과 무한한 가능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며 “K팝, K드라마에 이어 우리 공연예술의 세계화 전망도 밝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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