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급락, 소비자 물가 폭등 전망… "관세맨 트럼프, 미국 경제 위험에 빠뜨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캐나다·멕시코 25% 보편 관세, 중국 20% 추가 관세' 발효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 동맹국도 예외로 두지 않는 관세 전쟁이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미국이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높아졌다는 경고도 쏟아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8%(649.67포인트)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76%(104.78포인트),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2.64%(497.09포인트) 떨어졌다. 'S&P500 1.76% 하락'은 올해 최대 낙폭이다. 증시 하락 원인은 명확했다.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이다. 뉴욕 증시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완만한 상승세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에 '4일 0시 관세 부과 발효'를 선언한 직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AP통신은 "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단순 협상 도구일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결국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에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 광범위하다. 멕시코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픽업트럭 88%, 토마토·오이·파프리카·베리류 66%, 맥주 18%가량을 수출한다. 캐나다는 미국 원유 수입량의 약 60%(하루 약 7억 L)를 책임진다. 4일 0시부터 발효된 고율 관세가 수입품 가격에 반영되면 미국 소비자 물가가 올라갈 뿐 아니라 전기·열 생산 비용이 급증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가계의 휘발유 구매 비용만 연간 170달러(약 24만8,000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경제 지표도 악화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50.3을 기록했다. 미국 경기가 수축 국면(PMI 50 이하)에 근접했다는 얘기다. 앞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28일 미국이 올해 1분기 역성장(-1.5%)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도 "향후 5년간 미 경제성장률이 매년 0.2%포인트 떨어지고 올해 물가상승률은 0.4%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결국 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미 언론들은 진단한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스스로 위험에 걸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WSJ는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는 '역사상 가장 어리석다'고 부르는 것조차 모자라다"며 "미국은 '관세맨(트럼프)'이 초래할 경제적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