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한반도에 상륙해 내륙을 관통하고 있는 제6호 태풍 '카눈'이 당초 예상보다 서울에 더 가깝게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카눈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경로가 왼쪽으로 휘어지고 있어서다. 진로가 다소 바뀌었지만, 강풍 반경이 최대 300㎞라 전국적 풍수해 피해가 우려되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10일 오후 1시 기준 기상청 태풍정보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낮 12시쯤 대구 남쪽 약 20㎞ 부근 육상을 지났다. 이때 카눈의 중심기압은 98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29m로 강도는 ‘중’ 이었다.
현재 카눈의 이동 속도는 시속 30㎞ 내외이나 충청도로 북상하는 과정에서 점차 느려지겠다. 이에 카눈의 경로도 원래 예상보다 다소 서쪽으로 휘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카눈은 오후 3시쯤 청주 남동쪽 약 60㎞ 부근을 지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오후 예보에 따르면 카눈은 오후 3시 대구 북북서쪽 약 60㎞ 부근을 지나 오후 6시쯤 충주 남남서쪽 약 10㎞로 북상한다. 오후 9시쯤에는 서울 동남동쪽 약 30㎞ 부근 육상을 지나며 서울에 밀착해 북상할 전망이다.
북서진을 하는 이유는 태풍을 밀어내는 강한 바람이 없어 카눈이 자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카눈은 지향류가 없어 속도가 늦어지는 반면, 태풍 자체가 가진 회전 성분으로만 이동하다 보니 그 관성에 경로가 서편향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눈의 북상으로 이날 오후까지는 경기남부, 강원남부, 충남서해안, 충남권북부내륙, 충북북부, 전북 서부에 비바람이 집중되겠다. 수도권과 강원 중·북부는 이날 밤부터 11일 새벽까지 많은 비가 예상된다.
이날 하루 강원영동에는 최대 300㎜ 이상, 경북 동해안은 200㎜, 그 외 대부분 지역에 15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특히 강원영동 일부 지역엔 시간당 100㎜의 물폭탄이 쏟아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미 경상권해안 일대에는 전날부터 낮 12시까지 양산상북 347.5㎜, 북창원 337.9㎜ 등 300㎜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강풍도 무시할 수 없다. 내일까지 전남동부남해안과 경상권해안에는 최대순간풍속 초속 40m, 강원영동과 경상권내륙, 전라권, 충남서해안, 제주도 등에 최대 초속 35m의 돌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 외 수도권에도 초속 30m의 강한 바람이 계속되겠다. 야외 시설물이 파손되고 보행 시 몸이 밀려 위험할 수도 있는 만큼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