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보다 세금이 40조 원 가까이 덜 걷히는 역대급 '세수 펑크'에도 나라살림 사정은 전년 대비 나아졌다. 지난해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급 등 나랏돈을 워낙 많이 썼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지출이 60조 원 가까이 줄면서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6월 기준 관리재정수지는 83조 원 적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조9,000억 원 축소했다. 관리재정수지는 55조4,000억 원 적자인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기금 흑자 27조5,000억 원을 제외한 지표로, 정부의 실질적 재정 여건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 심화하고 있는 세수 부족을 감안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확대는 불가피했다. 수입이 줄면 안 그래도 적자인 관리재정수지가 악화해서다. 올해 상반기 총수입은 전년 대비 38조1,000억 원 감소한 296조2,000억 원이다. 특히 국세수입이 178조5,000억 원으로 39조7,000억 원 줄면서 총수입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더 크게 줄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오히려 작아졌다. 6월 기준 총지출은 전년 대비 57조7,000억 원 감소한 351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코로나 대응 사업 등으로 총지출이 컸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는 상대적으로 나랏돈을 덜 썼기 때문이다.
다만 6월 관리재정수지는 연간 전망인 58조 원 적자를 크게 웃돈다. 통상 2분기에 주요 세입이 적어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연중 가장 큰 점을 고려하더라도 안심하긴 어렵다. 올해 상반기 경기 위축으로 8월에 들어오는 법인세 예납분이 전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다. 중앙정부 채무는 1,083조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9조9,000억 원 늘었다. 그만큼 나랏빚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