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오전 9시 상륙… 전국 최대 500㎜ 비 뿌리고, 밤 9시 서울 관통

입력
2023.08.10 08:00
부산 등 시설물 피해 신고 수십 건
10일 밤까지 수도권 북부 '강한 비'
수직 관통 후 11일 북한으로 이동

제6호 태풍 '카눈'의 남해안 상륙이 임박하면서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경남 통영에 강도 '중' 등급으로 상륙할 예정이다. 강도 ‘중’은 순간풍속 초속 25~32m로 지붕이 날아가는 정도의 세기다. 카눈은 이날 오후 9시 서울을 통과해 11일 오전 북한 평양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서울 전역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전국에 태풍특보가 내려졌다. 전국 대부분이 카눈 영향권에 들면서 시간당 30㎜가 넘는 강한 비와 초속 14m가 넘는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기 시작한 경남과 전남에선 밤사이 가로수가 쓰러지고 전기가 끊어졌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부산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가로수가 넘어져 정전이 발생하는 등 태풍에 따른 피해 신고가 31건이 접수됐다. 이날 오전 3시 49분쯤 부산진구 초읍동에선 강풍으로 큰 나무가 쓰러져 전기가 끊겼고, 비슷한 시각 부전동 한 건물 유리창이 깨져 인도로 떨어졌다. 울산에선 이날 오전 4시 40분쯤 동구 방어진순환로 아산로 방면에서 강풍으로 바위가 굴러떨어져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에서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현재까지 총 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광양시 마동에서 오전 4시 46분쯤 도로에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를 시작으로, 오전 5시 59분 순천시 별량면에서도 나무가 쓰러져 집을 덮칠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여수시 봉산동 한 주택에서는 전날 오후 4시 55분쯤 강한 바람에 의해 지붕 일부가 파손됐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카눈 북상으로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일시 대피한 인원은 11개 시·도, 7,606세대 1만373명이다. 지역별로는 경북 4,726세대 6,353명, 경남 1,918세대 2,673명, 전남 707세대 941명, 부산 201세대 328명, 강원 13세대 22명, 전북 12세대 12명, 충남 11세대 14명, 세종 7세대 14명, 대전 4세대 8명, 충북 4세대 5명, 제주 3세대 3명이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바람에 날아갈 위험이 있는 지붕이나 간판은 미리 결박하고 건물의 출입문과 창문은 닫아서 파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태풍특보가 발효되면 외출을 삼가고 하천변과 해안가 등 급류에 휩쓸릴 수 있는 지역이나 침수 위험지역, 농촌에서는 논둑이나 물꼬의 점검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자주 물에 잠기는 지역이나 산사태 위험 지역 등 위험한 곳은 피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

카눈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수준의 위력인 강도 '강(최대풍속 초속 33~44m)'을 유지하고 있다. 중심 기압은 970h㎩, 최대풍속은 초속 35m(시속 126㎞)로 강도는 '강', 강풍 반경은 330㎞다.

11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최대 200㎜, 강원 영동은 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 영서 200㎜, 충청 200㎜, 전북 200㎜, 광주·전남 150㎜(많은 곳 전남 동부 200㎜ 이상) 경상권 200㎜(많은 곳 경상 서부 내륙, 경상 해안 300㎜ 이상) 울릉도·독도 80㎜ 제주 40㎜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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