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는 사람의 성대와 비슷해요. 해금 같은 국악기 소리도 낼 수 있으니까요."
스물아홉 동갑내기 지음(知音)사이인 한찬송, 박지효, 박혜진씨는 14살 되던 해부터 앙상블을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하모니카 앙상블팀, '비바체 하모니카 앙상블'이다. 하모니카 경력으로 따지면 세 사람 모두 20년이 넘는다. '아시아 태평양 하모니카 페스티벌(Asia Pacific Harmonica Festival, APHF)' 등 다수의 입상 경력으로 실력을 입증하는 한편 세 사람이 5년 넘게 지도한 장애인 팀인 '맑은소리하모니카 앙상블'은 대구가톨릭대에 직원으로 채용돼 다양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리더인 한 씨는 "세 사람 모두 하모니카의 음색에 매료되어 여기까지 왔다"면서 "하모니카의 매력을 알리고 저변을 넓히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씨는 9살 때 하모니카를 처음 접했다. 학교 앞 장난감 가게에서 장난감 하모니카를 사서 집에 가서 나름대로 멋을 부려 불었다. 어머니가 음악에 재능있다고 느꼈는지 5,000원짜리 ‘진짜’ 하모니카를 사왔다. 그렇게 하모니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실용음악과에 진학해 하모니카를 전공한 후 지금까지 하모니카 ‘외길 인생’을 걷고 있다. 그는 "하모니카는 입안에서 소리를 만들어 악기를 통해 토해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주자의 테크닉에 따라서 정말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면서 "가요는 물론이고 클래식 탱고, 심지어 국악까지 가능한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연주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앙상블팀에서 코드하모니카를 맡고 있는 박지효씨 역시 20년 경력의 하모니카 연주자지만 대학에서는 전통건축을 전공했다. 현재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오래도록 하모니카를 즐기며 '가장 사랑하는 취미활동'으로 남겨두고 싶어 음악관련 학과를 가지 않았고, 직업으로 삼지 않았다" 고 밝혔다. 박씨가 연주하는 코드 하모니카는 혼자 연주가 불가능하지만, 앙상블을 이루었을 때 화성을 완성하는 역할이다. 박씨는 "관객들이 우리 연주에 진심으로 감동할 때 머리칼이 쭈뼛하도록 행복하다"고 말했다.
비바체 하모니카 앙상블의 베이스 하모니카 담당인 박혜진씨는 대학원에서 음악치료를 전공했다. 현장에서 음악치료를 할 때 하모니카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하모니카는 입문이 쉽고 들숨과 날숨 호흡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폐기능을 키우는데도 좋다"면서 "장애인들에게 음악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데 하모니카 만한 악기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연주자는 "연주자로서 더 크고 넓은 무대에 서면서 평생 연주 생활을 지속하고 싶다"면서 "하모니카의 저변이 확대되어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공연처럼 많은 분들이 찾아와 하모니카 음악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