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이어 프랑스도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 나온 탄소 배출량을 보조금에 반영하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내면서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초안에 대해 국내 자동차 업계와 세부 내용 및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중이다.
앞서 프랑스 에너지전환부는 지난달 28일 전기차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량(탄소발자국)을 기존 보조금 지급 기준에 추가 반영하는 내용의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초안에 따르면 탄소발자국 점수와 재활용 점수를 합산한 환경 점수가 최소 60점 이상인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된다. 탄소발자국이란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지표다.
세부적으로 탄소발자국 점수는 철강, 알루미늄, 기타 재료, 배터리, 조립, 운송 등 총 6개 부문의 생산 지역별 탄소 배출량을 합산해 점수를 낸다. 재활용 점수의 경우 △재활용 재료 및 바이오 재료 사용 △배터리 수리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 세부 산정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같은 산출을 통해 탄소 배출량이 높은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화석연료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번 개편안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프랑스에 1만6,57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유럽시장에 2014년 4월부터 올 4월까지 판매한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50만8,422대에 달한다. 현대차·기아는 프랑스 전기차 시장 순위 5위로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상승을 노리고 있다. 현재 판매 차종 중 코나, 니로, 쏘울은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아이오닉5, EV6는 보조금 상한가인 4만7,000유로를 초과해 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다.
산업부는 꼼꼼하게 분석한 뒤 25일까지 우리 정부 및 업계 의견을 프랑스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올 6월 8일 '제19차 한·프랑스 산업협력위원회'에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개정 시 역외 기업에 대한 차별적 요소가 포함되지 않아야 하며 기준이 지나치게 설정되지 않게 해달라고 프랑스 측에 요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 최종안에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프랑스 정부와 지속해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