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탈모, 범위가 넓고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효과 안 좋아 <아주대병원>

입력
2023.08.09 10:13

원형 탈모는 탈모 면적이 절반 이상이거나 치료 당시 나이가 어릴수록 예후(치료 경과)가 나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지웅 아주대병원 피부과 교수팀(한희정 전공의)은 2017년 1월 1일~ 2022년 5월 31일 8주 감량(약을 서서히 줄이는) 메틸프레드니솔론 치료를 받은 원형 탈모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치료와 재발의 예후 인자를 확인했다.

원형 탈모는 다양한 크기의 원형 또는 타원형 탈모반이 생기는 것으로, 세포 독성 T세포가 자신의 모낭(머리카락 뿌리)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재발이 흔하고, 심하면 전두 탈모와 전신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탈모반이 작을 때는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를 바르지만 탈모 면적이 넓으면 단기간 감량 경구 스테로이드를 통해 초기에 모발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를 시행하는 데 그동안 이러한 치료에 대한 예후 인자에 대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8주간 치료 종료 후 첫 번째 병원 방문 시점에서 기존 대비 원형 탈모 중증도 변화를 비롯해 인구학적 특성, 다양한 검사 결과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36.7세였으며, 환자의 75%에서 기존 대비 50% 이상 탈모가 개선되는 좋은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다양한 요인의 다변량 분석 결과, 어린 나이(15세 이하)와 광범위한 탈모(두피의 50% 이상 탈모) 두 가지가 8주 감량 메틸프레드니솔론 치료의 나쁜 예후 인자임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외에 자가면역질환 관련 항핵항체, 호중구 대 림프구 비율, 헤모글로빈, 철분, 비타민 D 등의 혈액검사 수치들은 유의한 예측 인자가 아니었다.

재발 관련 예측 인자로는 유일하게 ‘낮은 비타민 D 수치’가 확인했다. 또 좋은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들 중 28.4%가 치료 중단 후 평균 5.5개월 내 재발을 경험했으며,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의 부작용으로 여드름이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나쁜 예후 인자 중 어린 나이는 개인의 유전적 민감도와 연관돼 치료에 저항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중증 원형 탈모는 더 심한 모낭 주위 염증에 의한 것으로 경구 스테로이드뿐만 아니라 다른 치료법에서도 치료 효과를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최지웅 교수는 “원형 탈모 치료 시 어린 나이와 중증 탈모가 나쁜 예후 인자로 작용하는 것을 새롭게 확인했다”며 “이에 이들 환자에서 경구 스테로이드를 신중히 투여해야 하며, 비타민 D 수치는 스테로이드를 먹은 원형 탈모 환자의 재발을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IF 13.8)’ 온라인판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