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범부처 지원' 근거법 만들고도… 정부지원위 6년간 겨우 2번 열렸다

입력
2023.08.09 14:00
3면
2018년 특별법 "총리를 위원장으로…"
법 제정 2년 5개월 만에 지원위 꾸려
문재인·윤석열 정부 각각 1번만 소집

15개 부처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조정하기 위해 구성된 정부지원위원회가 대회 준비 기간 6년 동안 단 두 차례만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잼버리 대회 유치 결정 이듬해인 2018년 제정된 새만금잼버리특별법에서 정부지원위 구성이 명문화되면서 잼버리는 일찌감치 범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성격이 규정된 셈이지만, 막상 정부는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에 행사 준비를 내맡기고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정부위원 19명과 민간위원 11명으로 구성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정부지원위원회'는 지난 2일 대회 개막 전까지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 1차 회의는 문재인 정부 임기인 2021년 11월에, 2차 회의는 현 정부가 들어선 후인 올해 3월 1일에 각각 열렸다.

정부지원위가 구성된 때는 2021년 4월이었다. 근거법인 잼버리특별법은 2018년 11월 국회를 통과했는데 그로부터 2년 반 가까이 지나서야 위원회가 꾸려진 것이다. 새만금 잼버리 유치 결정 시점(2017년 8월)부터 대회 개막(2023년 8월)까지, 준비 기간 6년 가운데 절반을 훨씬 넘긴 시점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출범한 시점(2020년 7월)과 비교해도 정부지원위 구성은 한참 늦었다.

첫 회의는 위원회가 구성되고도 7개월이 더 걸렸다. 김부겸 당시 총리 주재로 전북도청에서 열린 회의에서 위원회는 "불확실한 코로나19 상황 및 국내외 5만여 명이 참가하는 행사 규모, 한여름인 8월에 개최되는 점을 고려해 분야별 위기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회 개최까지 2년도 안 남은 시점이었지만 폭염, 태풍, 감염병 등 여름 야영 대회라면 으레 예상되는 안전위협 요인에 대한 대책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두 번째 회의는 행사를 5개월 앞두고 한덕수 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렸다. 스카우트 대원 입출국부터 안전 관리까지 대회 준비 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위원회는 회의 후 보도자료에서 "기상특보에 따른 단계별 행동 매뉴얼을 마련하고 폭염에 대비한 그늘쉼터, 덩굴터널 등을 설치한다"고 밝혔지만 막상 대회가 열리자마자 온열질환자 수백 명이 속출하며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부지원위 회의는 두 차례 열렸어도 실무위원회를 통해 필요한 지원 사항을 심의했다고 해명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정부지원위는 산하에 실무위원회를 두고 있다"며 "3월 지원위 회의 이후에도 실무위원회는 개최됐다"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