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는 하이퍼 리얼리즘…'잔혹한 인턴'이 그리는 '잔혹한 사회' [종합]

입력
2023.08.08 15:14
8일 진행된 티빙 '잔혹한 인턴' 온라인 제작발표회
라미란, 7년차 '경단녀'로 공감 노린다
이종혁 "만년 샐러리맨, 속으로 울었다"

배우 라미란이 '인턴'으로 돌아온다. '나쁜엄마'로 흥행사를 써 내린 라미란이 '잔혹한 인턴'으로 거머쥘 흥행 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8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한상재 감독을 비롯해 라미란 엄지원 이종혁 김인권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잔혹한 인턴'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사회생활 만렙 경력의 경험치로 불태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경력 단절 여성의 애환을 다룬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공감을 크게 살 것으로 보인다. 한상재 감독은 '잔혹한 여성'의 강점을 "오피스물이자 엄마들의 공감 포인트"로 꼽았다. 이에 대해 한 감독은 "'스카이캐슬' '일타스캔들' 같은 경우도 작가님들이 고3 입시를 준비하면서 공감한 아이템이다. 박연경 작가님과 저 역시 초등학교 학부모다. 주변의 경단녀들의 애환을 지켜보면서 현실적으로 느꼈다"고 배경을 짚었다.

극중 라미란은 7년간 잊고 지냈던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해 인턴 생활을 시작하는 고해라 역으로 분했다. 라미란 역시 인물의 고충에 깊게 공감했다. 일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힌 캐릭터를 맡은 라미란은 "경력의 단절이라는 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엄마나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다. 단절을 겪은 후 다시 시작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고해라라는 인물이 가진 일에 대한 열정이 잘 보인다. 그런 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굳이 아내나 엄마, 이런 위치보다는 순수하게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가 잘 부각될 것 같다"고 밝혔다.

라미란과 부부 호흡을 하게 된 이종혁은 "힘들어하는 가장의 모습을 표현했다. 만년 샐러리맨 같은 사람이다. 연기를 하면서 속으로 많이 울었다. 제 또래 분들이 보시면 눈물을 펑펑 흘릴 것 같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다만 오피스물 특유의 무게감은 경쾌하게 표현된다. 한 감독은 '경단녀'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면서 시원한 톤으로 풀어낸다. 아울러 고해라 외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이 어떤 식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있는지 역시 흥미로운 소재다.

'잔혹한 인턴'은 오는 11일 티빙에서 공개된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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