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불똥이 영국 스카우트 대장에게까지 튀었다. 캠프장의 열악한 시설과 폭염에 대한 우려가 사전에 제기됐음에도 한국행을 강행해 영국 청소년 4,500여 명을 고생시켰다는 것이다.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에 가장 많은 참가자를 보낸 영국은 1인당 참가비로 약 580만 원을 지출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7일(현지시간) ‘난장판 같은 잼버리에 아이들을 보낸 영국 스카우트 대장이 비난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보도했다. 학부모와 스카우트 활동가들은 맷 하이드 대장이 한국 방문을 취소하지 않은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스카러버 지역 스카우트 자원활동가인 그래미 영은 “가장 적극적이고 용감한 결정은 처음부터 (한국에) 가지 않는 것이어야 했다”며 “영국은 미리 (새만금에) 사람들을 보내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하이드 대장은 한국행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공개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그가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활동가인 스튜어트 데이비드도 “새만금 캠프장이 잼버리 야영 목적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해 적절한 사전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10월 한국 국회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준비가 일정보다 늦었으며 홍수가 나기 쉬운 야영지에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과 극심한 더위와 습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된 것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로부터 10개월 후 그 예측은 적중했다”고 했다.
하이드 대장은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한국에) 현장 상황에 대한 반복적인 우려를 제기했지만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그는 “현장에선 그늘 부족과 음식 부족, 열악한 위생, 취약한 의료서비스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레드라인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은 새만금 잼버리 참가를 위해 1인당 3,500파운드(약 582만 원)를 썼는데 쿠키를 만들어 파는 모금행사로 이 비용을 마련한 참가자들도 있었다. 참가국들 중 가장 먼저 철수를 결정한 영국 대원들은 지난 5일부터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영국 스카우트연맹이 버스 대절과 호텔 예약에 쓴 비용은 100만 파운드(약 16억6,000만 원)로, 하이드 대표는 “앞으로 3~5년간 영국 스카우트가 계획한 일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기 철수한 영국 참가자들은 수도권에서 자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부는 여전히 벌레 물림으로 인한 구토 증상과 온열 질환에 따른 실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