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범' 22세 최원종… 머그샷 촬영은 '거부'

입력
2023.08.0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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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해 중대성 커" 얼굴 등 공개
계획 범죄 정황, 범행 동기 규명 총력

경기 성남 분당 서현역에서 ‘묻지마 흉기ㆍ차량 난동’을 벌여 14명의 사상자를 낸 피의자는 22세 최원종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씨의 얼굴 사진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다만 최씨가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 촬영을 거부해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취득한 운전면허증 사진을 썼다.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피의자의 자백과 현장 폐쇄회로(CC)TV, 목격자 진술 등으로 볼 때 범행 증거도 충분하다”며 “범죄 발생으로 인한 국민 불안,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을 고려할 때 공개 시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사이코패스? 범행동기 규명 과제

경기남부경찰청 수사팀은 최씨가 저지른 대부분의 범죄 혐의에 대해선 사실상 입증을 마쳤다. 문제는 범행 동기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줄곧 “특정 집단이 나를 스토킹하고 괴롭혀 죽이려 해 나를 보호하려 내가 먼저 공격을 한 것이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 최씨는 중학생이던 2015년부터 대인기피 증세로 정신과에 다녔고, 2020년에는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3년간은 정신질환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경찰은 계획범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최씨가 범행 나흘 전인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를 든 자신의 사진과 함께 “밖에 나갈 때 30㎝ 회칼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배달원”이라고 본인을 소개한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는 또 범행 전 휴대폰으로 ‘신림동 살인’ ‘사시미’ ‘가스총’ 등 범행을 암시하는 키워드를 검색했고, 범행 하루 전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흉기 2개를 구입하기도 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이날 최씨를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도 실시했다.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열흘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엔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범행 당시 최씨의 심리상태 등도 분석했다.

앞서 최씨는 3일 오후 5시 55분쯤 차량을 몰고 서현역 인근 인도로 돌진한 데 이어 곧장 AK플라자 백화점으로 들어가 1층과 2층을 오가며 흉기로 행인 다수를 무차별로 찔렀다. 최씨의 난동으로 14명이 다쳤으며, 이 중 차량 사고 피해자 1명은 병원 치료 중 숨졌다.

이종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