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중학생을 흉기 난동범으로 오인해 과잉 진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최근 경기 의정부 금오동 부용천 일대에서 운동을 하던 중학교 3학년 생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작성자 A씨는 "금오동 부용천에 달리기를 하러 나갔던 아들이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지구대로 와 달라고 전화해 뛰어가 보니 아들은 전신에 멍과 찰과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아들 B군은 손바닥과 무릎, 등과 두피까지 빨갛게 쓸리고 멍이 든 모습이었다.
놀란 A씨가 사정을 파악해보니, 공원에서 축구하던 아이들이 '검정색 후드티를 입고 칼을 든 사람이 뛰어갔다'고 경찰에 신고를 했고, 출동한 경찰이 사실관계 확인 없이 아들을 체포했던 것이다. 아들은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운동하고 있었을 뿐 칼은 소지하고 있지 않았다.
그는 "아들 말을 들어보니,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어른 두 명이 다짜고짜 '너 이리 와'라고 하며 붙잡으려 해 칼부림 사건으로 어수선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차에 겁이 나 반대 방향으로 뛰었지만 제압당해 지구대까지 연행됐다고 했다"며 "당시 아들이 '저는 그냥 중학생'이라고 소리 질렀지만 소속과 신분을 밝히기는커녕, 미란다 원칙 고지도 없었다고 했다"고 썼다. 이어 "그러나 아들을 제압한 경찰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더 황당한 건 병원 치료를 받고 돌아와 보니, 경찰에 체포당한 아들을 찍은 사진이 온라인상에 '의정부 금오동 칼부림 사건'이라며 확산되고 있었다. 그는 "무고한 피해자들이 없도록 신속하게 검거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점은 저도 동의하지만, 잘못된 신고로 미성년자까지 강압적인 검거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사실이 무섭다"며 "끝까지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폐쇄회로(CC)TV를 살펴본 후 범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B군을 체포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CCTV 영상을 확인하면, 축구하던 아이들이 B군을 보고 달아났다는 등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상황에서 출동했다"면서 "형사들이 검문을 위해 경찰 신분증을 꺼내려던 순간 A군이 도망을 가다 넘어졌다"고 해명했다. 다만 "B군의 부모를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대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누리꾼은 "B군이 많이 무섭고 놀랐을 것 같다" "과잉진압은 사과해야 하는 건 맞지만 지금의 칼부림 테러는 과잉 진압으로라도 해결해야 하는 것 같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폭행한 것은 경찰이 분명히 잘못했다" 등의 반응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