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펫숍 동물 암매장 장소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웰시코기

입력
2023.08.06 17:01
[가족이 되어주세요] <396> 7세 웰시코기 수컷 '럭키'



얼마 전 보호소를 사칭한 신종 펫숍업체들이 파양동물(보호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동물) 118마리를 동물처리업자에게 넘겨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 기억하시나요. (☞관련기사: 개 100여 마리 생매장한 신종 펫숍업체, 동물단체가 고발)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파양동물이 생매장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올해 4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매장 장소를 추적해 장암리 일대 야산을 발굴했습니다. 이곳에서 무려 개 86마리, 고양이 32마리 등 총 118마리의 동물 사체가 발견됐는데요. 사인은 질식사였고 이 중 28마리는 두개골이 둔기에 의해 골절된 상태였습니다. 라이프는 또 동물처리업자에게 넘겨진 65마리를 구조했으나 이 중 13마리가 질병 등으로 죽었고 현재 보호자에게 반환한 3마리를 제외한 49마리를 보호하고 있는데요.

암매장 인근에서 유일하게 생존해있던 개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라이프 활동가들은 그곳에서 세 개의 케이지를 발견했는데, 이 중 2마리는 이미 굶어 죽은 상태였고 숨만 겨우 붙어있는 시코기 1마리를 구조했습니다. 힘없이 늘어져있던 개는 케이지를 열어주자 천천히 나와 사람들을 반겼습니다. 활동가들은 운 좋게 살아남은, 또 앞으로도 운 좋게 살아가라는 의미로 '럭키'(7세∙수컷)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럭키는 발견 당시 얼마나 굶었는지 뼈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7월 신종 펫숍에 맡겨질 당시 15㎏이었던 몸무게가 구조 당시에는 이의 절반인 7㎏에 불과했지요. 살아남은 것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라이프는 럭키의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결국 데려가지 않았고 현재는 보호소에서 돌봄을 받으며 건강을 회복해 체중은 11㎏까지 회복된 상태입니다.

럭키는 사람을 무척 따르고 산책도 잘합니다. 또 원반을 잡아 오는 원반 던지기 놀이도 좋아한다고 해요.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만 굶었던 기억 때문인지 식탐이 좀 있는 편이라 밥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다른 개 친구들과 다툼의 여지가 있어 이 부분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라이프 측의 설명입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웰시코기는 활동성이 많아 운동을 많이 시켜줘야 하며, 금색 털을 자랑하지만 그만큼 털이 많이 빠지는 특성이 있는데, 럭키 역시 마찬가지"라며 "두 번째 견생을 살 기회를 어렵게 얻은 만큼 럭키에게 웰시코기의 특성을 잘 아는 평생 가족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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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