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 대금이 8월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차전지주 광풍이 지난달 투심을 끌어 모았다면, 이달엔 ‘제2의 에코프로’가 될 만한 다른 급등주를 찾아 나선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 합산은 27조9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1년 8월 이후 2년 만에 27조 원을 돌파했던 지난달(27조174억 원)보다도 800억 원 넘게 늘어난 규모다. 앞서 6월(19조1,235억 원)과 비교하면 8조 원 가까이(41.7%) 급증했다.
투자자 시선은 일단 초전도체에 쏠렸다. 8월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인 코스피 종목은 덕성으로 4거래일 만에 주가가 무려 107.69%나 튀어 올랐다. 이어 덕성의 우선주인 덕성우(55.41%)와 서원(47.47%)이 2, 3위를 차지했다. 코스닥에선 서남이 119.6% 상승률로 1위를 기록했다. 역시 초전도체 관련주다. 그사이 2차전지주 변동성은 다소 줄었다. 종가 기준 지난달 27일 19.79% 폭락했다 이튿날 12.08% 급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던 에코프로는 8월 들어 ±7% 선에서 움직였다.
이에 일각에선 2차전지로 촉발된 테마주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가 초전도체 관련주로 옮겨붙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나 홀로 소외된 듯한 불안감에 너도나도 거래에 뛰어들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달 17억 원 수준이던 덕성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028억 원으로 117배 뛰었고, 같은 기간 서원은 2억 원대에서 932억 원으로 430배 넘게 폭증했다.
문제는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상온 초전도체 ‘LK-99’를 둘러싼 진위 논쟁이 계속되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3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증위원회가 “현재 데이터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입증하기에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1~3일 연속 상한가를 찍었던 덕성이 4일 5.26% 하락 마감하는 등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한 게 대표적이다. 관련주로 묶인 기업의 연관성도 불명확해 초전도체 테마의 지속 가능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잇단 테마주 열풍에 ‘빚투(빚 내서 투자)’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월 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쳐 19조 원대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8월 다시 20조 원을 넘어선 상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잔고 비율이 높은 업종이나 종목군에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질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