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온열 질환자 속출…20~40대 젊은 층도 35.5% 차지

입력
2023.08.05 09:56
[건강이 최고] 온열 질환 사망자, 전년 대비 3배 증가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일사병·열사병 등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소방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현재까지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으로 인한 추정 사망자가 23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온열 질환 사망자 7명 대비 추정 사망자 수가 3배 증가한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로 여름 평균 기온이 상승하며 온열 질환자는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20년 1,078명, 2021년 1,376명에서 2022년에는 1,567명이었다(질병관리청, 폭염 온열 질환 신고 현황)

온열 질환은 열에 장시간 노출돼 두통·어지러움·근육 경련·피로감·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밖에 다른 증상은 의식장애·혼수, 건조하고 뜨거운 피부, 메스꺼움, 빠르고 강한 맥박, 근육 경련, 극심한 피로감, 빈맥, 빈호흡, 저혈압 등이다.

임지선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체온 조절 기능이 약화된 고령자와 적절한 냉방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일하는 야외 근로자,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당뇨병, 뇌졸중을 앓는 만성질환자, 땀 생성력이 낮아 열 배출이 어려운 어린이 등은 특히 온열 질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온열 질환은 일사병(열탈진)·열실신·열경련·열사병 등 경증 질환에서 중증까지 범위도 넓다. 우리 몸이 고온에 노출되면 체온이 상승해 뇌로부터 체온 조절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 시작되는데 신체는 혈액량을 늘려 열기를 발산하고 땀을 내어 체온을 낮추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수분과 염분을 잃으며 어지럼증과 갈증이 생기면서 증상이 심해지면 온열 질환으로 이어진다.

열실신은 체온이 상승할 때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위해 체표면 혈액량이 늘어나는데, 이때 심부(深部) 혈액량이 감소해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지며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것을 말한다. 주로 앉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나거나 오래 서 있을 때 생길 수 있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땀에 포함된 수분과 염분이 과다 손실돼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고온 환경에서 강한 노동이나 운동을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주로 종아리·허벅지·어깨 근육 등에 잘 나타난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체온 조절 중추)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열사병이 발생하면 다발성 장기 손상 및 기능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망하기도 한다. 온열 질환 가운데 가장 심각한 단계이다. 보통 40도 이상 고열과 함께 심한 두통·오한·저혈압·빈맥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의식장애도 발생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시원한 장소로 이동하고 옷을 헐렁하게 입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어지럼증·구토·실신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더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온열 질환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온열 질환에 취약한 50대 이상 고령층과 전체 온열 질환 환자의 35.5%를 차지하는 20~40대 젊은 층도 폭염이 심한 날은 외출과 외근을 자제하는 등 주의해야 한다.

온열 질환을 예방하려면 기온이 높은 낮 12시~오후 5시에는 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1일 2L 물 섭취), 더운 날씨에는 무리하지 않게 운동량 조절하기, 적정 실내 온도(26도)를 유지하고 야외 활동 시 헐렁한 반바지와 양산, 모자로 햇볕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임지선 전문의는 “경동맥과 뇌동맥 협착증 환자와 심뇌혈관 질환자는 탈수 현상에 의해 뇌졸중 비율이 겨울보다 여름에 높기에 폭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