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진행 중인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자, 외신들도 관련 상황을 잇따라 보도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10대 수백 명이 한국의 잼버리에서 폭염으로 인해 병에 걸리고 있다"며 "12일간의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한 학부모들을 화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CNN은 딸이 잼버리에 참가했다는 한 스페인 학부모가 "음식도 없고, 태양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방법도 없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의 걱정스러운 부모들로부터 주최 측에 대한 분노와 질책, 행사 종료 요구 등이 빗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스카우트 대원(4,500명)을 잼버리에 파견한 영국의 현지 언론은 아예 관련 제보를 받는 코너까지 만들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홈페이지 상단에 "한국에서 열린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대한 당신의 경험을 말해달라"는 제목으로 제보를 받는 별도 코너를 개설했다. 이름과 나이, 거주지, 잼버리에서의 경험 등을 원할 경우 사진과 함께 등록하는 식이다. 가디언은 "본인이나 지인이 잼버리에 참여했다면 상황과 경험을 알려 달라"고 썼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잔인한 폭염이 현장의 열악한 환경을 악화시켰다"며 "일부 부모들은 이번 행사를 경쟁자들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비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국제적 명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점점 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잼버리에 아들이 참여했다는 미 버지니아주 학부모 크리스틴 세이어스의 사연을 소개했다. 세이어스는 "텐트가 준비되지 않아 아들이 바닥에서 자야 했다"며 "스카우트의 모토는 '준비하라(Be Prepared)'인데, 주최 측은 어떻게 이 정도로 준비가 안될 수 있나. 아들의 꿈이 악몽처럼 보여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