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부터 전국에서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7월의 평균 최대전력은 지난해 같은 기간(7월)보다 오히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후 역대 최장 폭염이 예상되는 8월에도 전력수요가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전기료 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 평균 최대전력은 79.2기가와트(GW)로 2022년 7월 82GW, 2021년 7월 81.1GW보다 3, 4%가량 줄었다. 월평균 최대전력은 하루 중 가장 많이 쓴 전력의 월평균값을 매긴 수치로 전력 고용량 산업과 가전제품이 늘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전력거래소는 8월 전력수요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에 따르면 8월 최대 부하(전력수요)는 92.7GW로 지난해(89.2GW)보다 소폭 늘지만 월평균 부하는 지난해 8월의 70.5GW보다 줄어든 69.7GW로 예측됐다.
폭염에도 전력수요가 줄어드는 건 전기료 인상으로 각 가정이 전기 사용을 줄인 데다 경기 부진으로 제조업 등 산업용 전력 소비마저 감소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력을 각 가정과 산업 현장에 판매하는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상반기(1~5월) 전력 판매량은 총 22만6,937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가량 줄었다. 음식점, 카페 등 매장이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은 3.2% 늘었지만 주택용 전력은 0.7%, 제조업 등 산업용 전력은 2.1% 줄어든 결과다.
전기를 적게 쓰면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한전의 '에너지캐시백' 사업의 인기도 주택용 전력 소비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3년도 상반기 에너지캐시백 사업 결과 총 4만1,016세대와 2,774단지가 참여해 참여 세대의 43.3%, 참여 단지의 44.8%가 2021·2022년보다 전기를 적게 쓰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참여 세대 37.7%, 단지 17.7%가 전기 사용을 줄인 것보다 성공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 셈이다.
정부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지난해 4월부터 다섯 번에 걸쳐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40.4원, 39.6% 올렸다. 특히 지난해 10월 세 번째 전기료 인상을 알리면서 일반‧산업용 고압 전력은 kWh당 4.5~9.2원을 따로 더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