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으로 국민 불안이 커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총기·테이저건 등 물리력 사용을 주저하지 말라며 현장 경찰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흉기소지 의심자 등에 대해선 불심검문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윤 청장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신림역과 서현역에서 발생한 흉기난동범죄로 인해 국민 여러분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며 "경찰은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비상한 각오로 흉기난동과 모방범죄 등 흉악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흉기난동범 검거 시 총기 등 물리력을 적극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청장은 "총기, 테이저건 등 정당한 경찰 물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 기준으로 경찰관에 대한 면책규정을 적극 적용해 현장의 법집행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흉기소지 의심자, 이상행동자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에 따라 선별적 검문검색을 실시한다. 경찰은 다중밀집지역 등 전국 247개소에 경찰특공대(SWAT)를 비롯한 경찰 1만2,000명을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했던 신림역 등을 비롯해 지하철역, 백화점, 광장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를 우선 선정했다"며 "검문검색 매뉴얼에 따라 태도나 대화 내용, 소지품 등으로 정황을 판단해 검문검색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난동을 모방한 '살인예고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것에도 엄정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청장은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사이버상의 흉악범죄 예고와 근거 없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28개의 살인예고 글이 올라와 작성자를 추적중이며, 5명은 검거됐다. 경찰은 살인예고 글 게시자에 대해선 협박·특수협박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상황에 따라 살인예비 혐의도 적용가능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사이버수사역량을 전부 투입했다"며 "비회원 자격으로 쓴 글이나 유동 인터넷주소(IP)·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한 살인예고 글도 신속하게 추적해 작성자를 검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