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금융감독원에 민원 넣을 겁니다."
6월 말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가 신한카드의 'The More(더모아) 카드'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신한카드가 "7월 1일부터 개인 신용카드의 통신 및 도시가스 요금 분할결제를 제한한다"고 공고한 게 발단이었다. 그간 더모아 카드는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돌려주는 혜택을 제공했는데, 일부가 이를 이용해 통신요금 등을 '5,999원'씩 쪼개서 반복 결제했기 때문이다. 이러면 6만 원 결제 시 최대 9,99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더모아 카드의 '분할결제 제한' 공지에 집단 민원이 쏟아졌다. 신한카드는 결국 해당 조치를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지만 과도한 '체리피킹(유리한 것만 챙기는 행위)'에 골머리를 앓는 분위기다. 반면에 금융당국은 신한카드의 상품 설계를 문제 삼았다.
4일 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업 신용카드사 7곳(신한·KB국민·현대·삼성·우리·롯데·하나카드)에 접수된 민원은 2,368건으로 전분기(1,562건) 대비 51.6% 급증했다. 이 중에 과반인 1,369건이 신한카드 민원으로, 1분기(392건)의 3.5배에 달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더모아 카드 관련 민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간 더모아 카드는 '짠테크'의 대명사로 불렸다. 5,999원씩 분할결제 시 카드대금의 16.7%까지 포인트로 환급받을 수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다. 일부 이용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더모아 카드 덕에 월 200만 원씩 공돈을 번다"는 '인증 글'을 올렸다. 급기야 약사 등 몇몇 자영업자는 도매업체 대금 결제에도 이 같은 방법을 써 상당한 포인트를 쌓았다. 일부 셀프 주유소 등은 분할결제로 고객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5,999원 결제를 자제해 달라'고 안내까지 했다.
신한카드는 이 중 일부를 '비정상 결제'로 봤다. 매출전표 한 장으로 처리할 거래를 분할결제하는 것은 신용카드 가맹점 표준약관 위반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신한카드가 '5,999원 쪼개기'로 입은 손해가 월 120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통신사·도시가스요금 분할납부는 취약계층을 위해 예외적으로 운영한 제도였다"며 "정상적으로 한 번에 거래할 수 있는데도 의도적으로 분할결제가 된 경우가 많았다"고 시인했다.
당국 판단은 달랐다. 분할결제 제한이 소비자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나아가 '체리피킹' 리스크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서 상품을 설계한 신한카드 책임이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더모아 카드를 만들었을 당시의 신한카드사 내부통제 시스템이 꼼꼼히 작동했는지 여부가 아쉽다"며 "당시 민원이 악성적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출시 3년 이후인 11월부턴 더모아 카드 부가서비스가 변경될 수 있으나, 당국 인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카드업계 일각에선 신한카드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카드 혜택을 과도하게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당시엔 표준약관 범주 내에서 카드가 사용될 것이라 가정하고 상품을 설계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