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고속도로가 김은경에 묻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서울-양평고속도로 논란을 고리로 정부·여당을 몰아세우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결정적 한 방 없이 지리한 공방이 계속되는 사이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발목이 잡혔다. 국정조사 요구 또한 눈에 띄게 힘이 빠지고 있다.
검색량을 살펴볼 수 있는 네이버 트렌드로 3일 △양평고속도로(김건희, 원희룡, 종점 변경) △김은경(김은경, 혁신위, 노인폄하) △LH(무량판, 순살, 아파트) 등 정치권 주요 이슈를 살펴본 결과, 전날 '김은경' 검색량을 100으로 봤을 때 양평고속도로는 11.2에 그쳤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하주차장 부실공사(17.8)보다 낮은 수치다. 김은경 검색량은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알려진 1, 2일을 거치며 두 배 가까이 급상승(53.1→100)했다.
반면 양평고속도로에 대한 관심은 시들하다. 관련 검색량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다음 날인 지난달 7일 59로 치솟았다. 이후 점차 떨어지다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정조사를 요구한 12일부터 반등해 17일 62.4로 정점을 찍었다. 민주당은 26일 국회 국토위 현안질의를 별렀지만, 여야 공방으로 끝나면서 27일(28.2)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국민의힘이 지난달 말부터 LH 부실공사, 노인 폄하 논란 등으로 이슈 전환을 주도하자 뒷전으로 밀렸다.
그렇다고 딱히 내세울 새로운 팩트도 없어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당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기존 의혹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정부가 의혹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기본적 자세가 없다"며 "진실을 호도하고 새로운 말을 지어내 국민을 어이없게 만드는 일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울림은 없었다.
민주당이 요구한 국정조사도 비슷한 처지다. 특위 공동위원장인 최인호 의원은 국정조사 전망을 묻는 취재진에게 "협의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다음 주 국회의장과 구체적인 추진안을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