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김모(34·여)씨는 건강검진 결과에서 자궁경부이형성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고 산부인과를 찾았다. 다행히 1단계로 진단받았고 6개월 후 다시 정기검진하기로 했지만 자궁경부이형성증이 자궁경부암 전 단계라는 말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이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자궁경부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변형되는 질환으로 자궁경부암의 전 단계이다.
심정인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진료과장은 “자궁 경부(頸部)는 납작한 세포가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제일 아래 층부터 3등분으로 나누고 자궁경부이형성증은 바이러스에 의해 세포가 변한 범위에 따라 1, 2, 3단계로 나누는데 3단계에서 더 진행되면 기저막까지 침투하는 자궁경부암(침윤성암)이 된다”고 했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자궁 경부에서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확인하는데 이상 세포가 발견되면 추가로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안타깝게도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증상이 없고, 암으로 악화돼야 증상이 나타난다. 성관계 후 질 출혈, 악취가 나는 분비물 등이 증상이다.
하지만 초기 암이라면 증상이 없을 때가 더 많기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심정인 진료과장은 “자궁경부이형성증 치료는 2단계부터 진행하는데 1단계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저절로 좋아질 때가 많아 치료하지 않고 경과 관찰을 할 때가 많고, 2단계부터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고 했다.
‘자궁 경부 원추 절제술’이라는 수술을 통해 자궁 경부의 변화된 부위를 원추 모양으로 도려내어 제거한다. 그러나 대개 자궁 경부의 본래 모양에 맞추어 살짝 깎아 내는 듯이 제거를 한다. 수술 시간은 10분 정도 걸리고 수술 후 통증은 없어서 일상생활은 바로 가능하다.
자궁경부이형성증 원인이 HPV때문이고 바이러스 질환은 치료 후 재발할 수 있다. 즉, 자궁 경부에 또 병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정기검진을 해야 한다. 보통 3~6개월 간격으로 검사하고 계속 정상이면 1년 간격으로 검진을 한다.
특히 미혼 여성이 자궁경부이형성증을 진단받았다면 임신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심정인 진료과장은 “자궁 경부 원추절제술을 받았다면 임신 때 자궁 경부 근무력증(자궁 경부가 힘없이 열리는 증상)이 발생하거나 조기 진통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외래 환자에서 이런 일은 극히 드물게 발생하다”고 했다. 심 진료과장은 “따라서 임신 직후 자궁 경부 원추 절제술을 받았다면 산부인과 의료진에게 알려주고 자궁 경부 길이도 자주 재고 문제가 있으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