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당국이 최근 로도스섬을 휩쓴 대형 산불로 휴가를 망친 관광객들에게 1주일간 무료 휴가로 보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그리스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2일(현지시간) 영국 ITV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산불로 인해 휴가가 짧아진 모든 사람을 위해 그리스 정부는 지방 당국과 협력해 내년 봄 또는 가을에 로도스섬에서 일주일간 무료 휴가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료 관광의 구체적 제공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로도스섬에선 여름휴가철 성수기인 지난달 17일 발생한 산불로 주민과 관광객 등 2만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역 관광 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로도스섬은 영국인과 독일인이 주로 찾는 관광지로, 당시 대피한 관광객도 대부분 영국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초타키스 총리가 영국 방송에 출연해 무료 관광 계획을 밝힌 배경이기도 하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섬은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산불은 없고 향후 보름 동안 날씨도 비교적 온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문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드렸지만 로도스섬은 그 어느 때보다 관광객들을 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산불로 관광산업에 치명타를 입은 그리스는 산불 방화범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방화범에 대한 벌금은 기존 300유로(약 43만 원)에서 최대 5,000유로(약 710만 원)로 오를 예정이다. 그리스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 대부분은 방화에 의한 것이었다. 그리스 당국은 현재까지 산불 방화범 21명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