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의혹에 연루돼 수감 중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옥중편지를 통해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말한다는 이유로 제가 후원했던 정당(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검찰이 자신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민주당 측 주장에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일 쌍방울그룹 등에 따르면,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김 전 회장은 이날 공개한 자필 편지에서 “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9개 항목의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최근에 추가 기소됐다”며 “도대체 어느 부분이 봐주기 수사라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저와 제 가족은 물론 임직원 18명이 기소됐고, 이 중 11명이 구속되는 고통을 겪었다”면서 “사법리스크로 인해 사라진 계열사들의 시가총액까지 더하면 저와 회사가 입은 손실은 가히 천문학적 액수”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을 향한 민주당의 여러 비판에 대해서도 “독방에서 홀로 쓴 눈물을 삼켰다”며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과거 민주당을 지지ㆍ후원한 이력도 언급하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민주당의 비난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부 정치인은 저를 노상강도에 비유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깡패라며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파렴치한으로 몰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노상강도를 경범죄로 기소했다”고 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서는 “경기도와 그 관련자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대북사업을 추진하면서 총 80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한에 전달했다. 돈을 전달한 주체는 김 전 회장이지만 검찰은 배경에 경기도가 있다고 의심한다.
그는 “진실이 호도되고 본인과 회사가 정치권의 희생양이 돼 가는 작금의 사태를 보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면서 “저와 쌍방울그룹 임직원들이 정치권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