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급식소를 찾던 70~90대 어르신들도 수해복구 성금 모금에 동참했다.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칠곡사랑의집 무료급식소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어르신 100여 명이 지난달 15일 극한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을 위해 써 달라며 110만 원을 칠곡군에 전달했다. 군은 지난 1일 김재욱 군수와 권차남(75) 무료급식소 센터장, 어르신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해 복구 성금 기탁식’을 따로 열어 어르신들의 뜻에 보답했다.
성금 모금은 급식소 운영을 맡고 있는 권 센터장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공공기관과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았는데 수해 피해 주민을 돕는 작지만 기쁜 나눔에 동참해보자는 취지였다. 지난달 18일 김치통에 구멍을 뚫고 ‘사랑의집 모금함’이라 적은 뒤 센터에 비치했다.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에겐 수해 피해 현황을 설명하고 20일까지 모금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르신들은 주머니에서 지폐와 동전을 꺼내 모금함에 넣기 시작했다. 돈이 없던 어르신은 지인에게 빌려서 동참했다. 1만 원, 1천 원 지폐에 경로당에서 화투놀이용으로 아껴 둔 100원, 10원 동전이 수북이 쌓였다. 당장 가진 돈이 없다며 모금 기한을 연장해달라는 어르신도 있었다. 이에 원래 계획보다 이틀 더 모금한 끝에 110만 원이 모였다. 어르신들이 기부한 동전과 지폐를 분류하느라 칠곡군 사회복지과와 은행 직원들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휴가 중에 기탁식에 참석한 김재욱 칠곡군수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분들이 도움을 주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동전에 담긴 마음은 절대 작지 않다. 어르신의 마음이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분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