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러시아의 최우방 국가인 벨라루스의 영공 침범을 주장하며 동부 국경에 병력을 급파한다고 발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최전선에서 폴란드와 벨라루스 간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는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벨라루스 헬기의 영공 침범이 "레이다로 포착하기 힘든 상당히 낮은 고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국경 지대 병력 증강을 지시했다"며 "전투용 헬기를 비롯한 추가 병력 및 자원을 파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나토에 국경 침범 사실을 보고하고, 벨라루스 대리 대사를 초치해 해명을 요구했다고도 전했다. 앞서 폴란드 동부 도시 비아워비에자 인근 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벨라루스의 국경 침범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폴란드군은 당초 이러한 내용을 부인했으나, 국방부 발표를 통해 벨라루스의 영공 침범을 공식화했다.
벨라루스는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폴란드가 해외의 '주인님'들과 협의를 거친 뒤, 이 사안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공 침범 주장은 "폴란드의 정보에 기반한 게 아니다"라며 "Mi-8 및 Mi-24 헬기의 국경 침범은 없었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 사이 긴장은 무장반란에 실패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극에 달하고 있다. 폴란드는 이미 병력 1,000명을 벨라루스 국경 인근으로 파견한 상태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위협성 발언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날 러시아 국영 벨타통신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폴란드는 우리가 바그너 용병들을 붙잡고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우리가 없었다면 그들은 빠져나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폴란드 도시인) 제슈프와 (폴란드 수도인) 바르샤바를 박살 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바그너그룹이 폴란드 진격을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