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시민생활플랫폼 구축을 위해 도입한 모바일기반의 지역사랑상품권 '대구로페이'가 QR코드 결제 가맹점 부족으로 충전액의 절반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시행 한 달간 학원과 병원, 식당 등 QR 가맹점을 3,000여 개로 확대했으나 9만여 개로 추산되는 대구지역 사용처에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매달 50만 원까지 7%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구로페이는 지난달 3일 출시된 후 7월 한달간 17만8,622명이 753억4,100만 원어치를 충전했다. 이중 현물 카드를 발급받은 시민은 65세 이상 3만8,257명이고 나머지는 대구은행 모바일 앱 IM#에서 충전이 가능한 모바일 기반의 대구로페이로 사용하고 있으나 한 달 사용액은 충전액의 43.6%에 불과한 328억7,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모바일 기반의 대구로페이가 QR코드 결제만 가능한데도 대구지역 QR결제 가맹점은 3,300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구에는 당초 240개에 불과했던 QR가맹점이 한 달만에 대구시의 홍보와 독려로 3,000개 넘게 증가했지만 BC카드 가맹점 기준으로 대구지역 전체 사용처 9만여 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당분간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특히 기존 대구사랑상품권인 대구행복페이는 지난해 9월에 2022년도 예산이 모두 소진돼 판매가 중단되고 올해 설 특판에서도 600억 원어치가 나흘만에 완판되는 등 인기를 누리면서 대구로페이와 비교되고 있다.
지난달 초 대구로페이 50만 원어치를 충전한 박상재(53)씨는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애완동물용품점도 QR결제가 안된다고 하고, 냉면체인점, 장어 식당도 퇴짜를 놔 결국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며 "한 달이 지났는데도 충전액은 50만 원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7월치 대구로페이 잔액이 절반이상 남아있다보니 8월 충전액도 저조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 특성상 매월 초에 한 달치가 대부분 충전되는데도 지난 6일까지 충전액은 229억 원에 불과하다.
한편 대구의 공공배달앱 '대구로'가 주문앱 시장의 축소로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실물카드 기반의 대구행복페이에 비해 대구로페이의 결제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시민생활종합플랫폼 구축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구로에 따르면 7월 한달간 대구로 주문건수는 20만9,190건으로 이중 56.4%인 11만8,096건이 대구로페이를 통해 결제됐다. 이는 지난해 7월 23만7,403건 중 68.8%인 16만3,448건이 행복페이로 결제된 것에 비해 12.4%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이에따라 대구시는 학원과 병원, 음식점 등 직능별 단체를 통해 QR코드 결제 가맹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로페이 가맹점은 'BC QR for Shop' 앱을 통해 무료로 QR카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자상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모바일 기반의 대구로페이를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QR결제 가맹점을 확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