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에 1개씩 팔리는 '탕후루'...'월급 375만 원' 고액 알바도 등장

입력
2023.08.01 21:00
주 6일 12시간 근무… 최저시급보다 35%↑
"시급 높은 편" "나도 하고 싶다" 화제 
"설탕물 만들 때 더워" "쓰레기 한가득"

중국 전통 간식에서 유래한 '탕후루'(糖葫蘆)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탕후루 매장 직원의 높은 급여가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탕후루 프랜차이즈 매장 구인 공고가 올라왔다. 공고에 따르면 채용되면 △탕후루 제조 및 판매 △과일 손질 등 재료 준비 △배달 주문접수 및 발주 등 업무를 맡는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루 12시간씩 주 6일 근무해야 한다. 월급은 375만 원이다. 이는 시간당 1만3,00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시급(9,620원)보다 35%나 높다. 공고는 지난달 말 올라온 것으로 현재는 구인이 마감된 상태다. 해당 매장 관계자는 "탕후루 고객이 늘어나면서 업무가 많아 시급이 높은 편"이라며 "경력을 따져서 1명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선 높은 급여를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다른 알바보다 시급이 높은 편이라 할 만한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고 탕후루 알바를 해야겠다" "나도 하고 싶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탕후루 인기가 높아 일이 쉽지 않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탕후루 매장에서 알바해 봤는데 할 게 못 된다"면서 "설탕물 만드느라 덥고, 과일도 하나하나 꽂아야 하는 막노동"이라고 했다. 한 누리꾼은 알바할 때 고객들이 탕후루를 먹고 버린 쓰레기 정리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누리꾼이 공유한 사진에는 길거리에 버려진 탕후루 받침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탕후루는 최근 10~20대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등에서 탕후루를 먹는 '소리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ASMR)' 콘텐츠나 직접 만드는 영상 등이 유행하면서 인기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원조는 중국 북경 지역에서 산사나무 열매를 시럽에 발라 굳혀 먹는 길거리 간식이지만, 국내에선 '한국식 탕후루'가 대세다. 딸기, 샤인머스캣, 파인애플 등 다양한 과일에 시럽을 얇게 입혀 덜 끈적이도록 한 것이다.

유행에 발맞춰 탕후루 전문점도 늘고 있다. 탕후루 프랜차이즈 '달콤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업체에 따르면 점포 수는 지난 2월 50여 곳에서 불과 5개월 만에 지난달 300여 곳으로 6배나 늘었다. 이 업체는 2017년 울산에서 1호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탕후루 매장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영업자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탕후루 레시피를 공개하는 글부터 창업을 고민하는 글까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우리 동네 탕후루 집은 1초에 1개씩 팔린다고 한다. 딸기 철이면 줄이 하루종일 있다"고 적었다. 다만 탕후루가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철 유행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냐" "타이밍 싸움" 등이라고 경계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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