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3일부터 동중국해 정체… 폭염 심해질 듯

입력
2023.08.01 15:10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주말쯤 구체화

제6호 태풍 ‘카눈’이 오는 3일 동중국해상까지 북상한 뒤 한동안 정체하겠다. 이 기간 우리나라에는 뜨거운 수증기가 불어오면서 더욱 후텁지근한 날씨가 되겠다. 한반도가 얼마만큼 태풍 영향권에 들지는 주말쯤 구체화될 전망이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260㎞ 해상을 지나 시속 17㎞로 서북서진 중이다. 중심 기압은 935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은 시속 176㎞로 강도는 ‘매우 강' 수준으로 성장한 상태다.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만 해도 카눈은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진행방향에 자리한 저기압 소용돌이 후면에서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태풍의 속도가 느려지고 진로도 바뀌었다. 카눈은 계속 북서진하며 한반도와 일본에 가까워지겠다.

오는 3일 동중국해 부근에 도착하는 카눈은 한동안 정체할 전망이다. 북쪽의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남쪽의 열대고기압 등 태풍 주변 기압계가 일종의 세력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후 고기압 흐름이 정리되면서 오는 5일이나 6일쯤 카눈이 우리나라와 대한해협, 일본 중 어느 쪽으로 진행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태풍이 일본을 향한다고 해도 제주나 내륙 일부 지역에 강한 비바람이 불 수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이 일본 남쪽을 향하더라도 한반도와의 근접 정도에 따라서 영향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눈 북상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더욱 더워지겠다. 특히 태풍이 동중국해에 정체하는 동안 뜨겁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계속 유입될 전망이다. 카눈이 머물게 될 북위 25~30도 바다의 수온은 29도로 평년보다 2도가량 높다.

이미 제주산간과 서해5도를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돼 길게는 7일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 카눈의 정체가 본격화되는 3일부터는 폭염과 열대야가 더 강화되고 도시열섬효과 등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태풍 정체 과정에서 제주도와 남해안·전라서해안에는 거센 풍랑이 발생하고 큰 물결이 칠 수 있어 해안가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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