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 개최를 주도한 뒤 중징계를 받고 좌천되자 사직서를 낸 류삼영 총경이 "보복으로 확신하며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사직 이유를 밝혔다.
류 총경은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파면과 해임 등 자발적으로 사표를 낼 수 있을 정도보다 더한 것을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사표를 낼 수 있어)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지난달 27일 단행된 총경급 정기 인사에서는 경정급 보직인 경남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전보됐다. 관례적으로 경정 또는 갓 승진한 총경이 담당하는 자리여서, 사실상 좌천 인사다.
류 총경은 이번 ‘보복 인사’의 배경으로 용산을 지목했다. 그는 “영향이 있었을 수는 있지만, 보복인사의 배후가 (이상민) 장관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오히려 더 위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해 대통령실을 지목했다.
그는 “(이런 인사를 내려면) 청장의 의사를 강하게 제압해야 한다. 청장은 보복인사를 하는 게 조직 내에서 신망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정말 피하고 싶을 것”이라면서 ‘윗선’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총경은 보복인사가 경찰의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인사는 만사다. 인사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라면서 “이렇게 공공연하게 보복인사를 하는 건 이건 경찰의 중립이 제대로 옳게 지켜진다고 볼 수 없는 명확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같이 계급 있는 사회에서 인사는 모든 것”이라며 “그런데 국민을 바라보고 (경찰이) 국민의 입장에 맞춰서 행정해야 되는데 인사권을 쥔 쪽을 바라보고 그 사람(인사권자)의 코드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까 에러가 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직 처리 절차가 끝나 경찰을 떠난 뒤 계획을 묻는 질문에 “책을 쓰고 있다”며 “경찰국 문제 등 경찰의 여러 가지 제반 문제에 대해서 상세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되면 유튜브를 할 준비도 하고 있다”며 “나가서도 경찰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