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서울 마포갑에 지역구 깃발을 꽂기 위해 벌써부터 여야 현역의원 4명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안에서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인 데다 터줏대감인 4선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 기소로 주춤한 틈을 쟁쟁한 선수들이 파고드는 모습이다.
3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사고 당협 조직위원장 공모에 재선 이용호 의원과 초선 최승재 의원이 나란히 마포갑에 지원했다. 조직위원장이 되면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 의원은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이고, 최 의원은 소상공인 출신 비례대표라는 상징성이 강하다. 조직위원장 공모에 현역의원 2명이 동시 지원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그만큼 해당 지역구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다. 당 관계자는 "이르면 8월 20일쯤 공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해당 지역구 터줏대감인 노 의원이 금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악재에도 지역구 수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초선 비례대표 신현영 의원이 마포갑 도전을 검토하고 있다. 신 의원은 마포갑에 위치한 염리동에 살고 있다. 다만 노 의원에 대한 검찰 기소를 당 차원에서 '정치 탄압'으로 규정한 터라 신 의원이 당장 지역 활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마포갑에 현역의원들이 몰리는 원인은 지역구 의원인 노 의원 기소 외에 내년 총선에서 여야의 쟁탈전이 벌어질 '한강 벨트'에서도 상징적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공덕동, 아현동, 염리동 등이 있는 마포갑은 노 의원이 17대에 이어 19~21대 총선에 내리 당선되며 한때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불렸지만, 아현동에 재개발에 따른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전보다 보수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박빙 승부였던 지난해 대선에서 마포갑에 속하는 동(洞)은 전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앞섰다.
이웃 지역구인 마포을에는 국민의힘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전략 공천설이 돌기도 했다. 합정, 망원, 연남, 상암동 등이 속한 마포을은 대선 개표 결과 등을 보면 마포갑에 비해 민주당 세가 강한 여권의 험지다.
하지만 현 지역구 의원인 3선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대여(對與) 공격수 역할을 자처하면서 여권에선 정 의원을 꺾기 위해 거물급 후보를 보내야 한다는 '자객 공천설'이 끊이지 않는다. 한편 마포을에는 비례대표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