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철근 누락' 아파트 전수조사 지시… 한 총리, '오송 참사' 행복청장 해임 건의

입력
2023.07.31 18:00
'철근 누락' 논란에 '안전 최우선' 강조
수해 복구엔 '지원 기준 대폭 상향' 지시 
휴가 2~8일… 저도 방문, 일정도 소화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공사 문제와 관련해 31일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최근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 '철근 누락' 사례가 다른 공공 아파트에서도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직접 안전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집중호우와 관련해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피해 복구 지원 확대를 당부했다. 한 총리는 국무조정실 감찰 결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한 사실상 해임을 건의했다.

"안전, 경제보다도 우선… 조금이라도 우려 있으면 조사"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즉시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날 원 장관 주재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회의'에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LH 발주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15곳에서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다. 국토부는 무량판 방식 민간 아파트 100여 곳에 대해서도 점검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시로 조사 범위가 넓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무량판 구조가 보편화된) 2017년 이후 설계되고 시공된 아파트들이 문제가 있는 측면들이 있어서 그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다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번 지시의 배경으로 "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경제보다도 안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수해 지원 확대 당부… 한 총리, 행복청장 해임 건의

윤 대통령은 이어 열린 한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선 집중호우 피해 관련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집중호우 피해 복구 지원과 관련해 '종전보다 기준을 대폭 상향해서 충분히 지원할 것'을 한 총리에게 당부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건전재정을 유지하면서 예산을 아껴온 것은 어려움에 빠진 우리 국민을 돕는 데 충분히 쓰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 청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건의했다. 해임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 청장 해임 결정은 대통령만 내릴 수 있다. 한 총리는 다른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관계 기관을 거쳐 인사 조치 절차를 밟겠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尹, 여름휴가 저도서…공식 행사 소화 가능성도

한편, 윤 대통령은 8월 2일부터 8일까지 6박 7일간 여름휴가를 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휴가 장소로 "일정 기간은 저도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거제 저도에는 '청해대'라 불리는 대통령 별장이 있다. 윤 대통령은 휴가기간 공식 행사를 일부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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