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찜통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체감 온도가 최고 33~35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열 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 질환을 말한다.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온열 질환 종류는 다양하다.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 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 질환 응급실감시체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6~29일 전국에서 온열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55명에 달했다. 온열 질환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도 지난 주말(29~30일)에만 12명(추정 포함)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온열 질환은 70% 정도가 오전 10시~오후 5시에 발생했고, 40~60대가 59%를 차지했다. 야외 작업장이나 논·밭, 길가 등 실외에서 발생한 환자가 86% 정도를 차지했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온열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피로·오심·무력감·발열·발한·홍조·빈맥(頻脈)·구토·혼미 등이 있다. ‘열탈진’이라고도 불린다.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있으면 급속 냉각 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혈관 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에서 오랜 기간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일사병(열탈진)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深部) 체온은 40도가 넘어간다.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빨리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환자에게 찬 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랫동안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이때 근육 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전해질 이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해야 한다.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보충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전해질 음료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1리터 물에 소금 한 두 티스푼을 넣은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노출되면 고령인이나 어린이는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 가벼운 실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단순 열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된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이나 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 해주고 수액을 보충해준다.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심하면 물집이 나거나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를 수 있다. 이를 일광화상(日光火傷)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햇볕에 화상을 입는 것이다. 일광화상을 예방하려면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삼간다. 직사광선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다른 시간에는 얇은 겉옷으로 피부 노출 부위를 가리거나 외출 30분 전에 일광차단제(선크림)를 꼼꼼히 바른 뒤에 나가는 것이 좋다. 예방이 최고이지만 일단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찬물로 찜질해야 한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소염제로 조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