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반격하면 러시아는 핵무기 써야”... 적반하장 러시아

입력
2023.07.30 22:38
'푸틴 최측근'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우크라군, 핵공격 피하려면 러시아군이 이겨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성공한다면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나토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성공하고 우리의 영토 일부를 점령한다면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핵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른 선택지는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의 적(우크라이나군 등)들은 러시아 병사들의 성공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핵 공격을 당하지 않으려면 러시아 병사가 이기는 편이 우크라이나군에도 좋을 것이라는 억지 주장이다. 그는 “러시아 병사들이 전 세계에 핵이라는 불이 붙지 않도록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발언이 ‘재래식 무기로 공격당해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을 때 러시아는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러시아 핵 사용 원칙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가 무단 합병한 영토 일부를 수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공격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공세를 취하고 있어 러시아가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휴전을 선언할 수 없다”고 했다. 전쟁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린 것이다.

최근 러시아는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에 전략핵무기를 배치한 적 있다. 메드베데프는 앞서서도 모든 전쟁이 핵전쟁 아니면 평화조약으로 끝난다고 주장하는 등 핵무기 사용을 언급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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