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김재림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3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30일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2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김재림 할머니가 이날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30년 전남 화순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944년 초등학교 졸업 후 광주 삼촌 집에서 가사 일을 돕던 중 일본으로 강제 동원됐다. "공부를 시켜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에 간 뒤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서 군용 비행기 부속품 만드는 일을 해야 했다. 일본에 간 지 7개월만인 1944년 12월 도난카이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사촌언니와 손을 잡고 도망치던 중 건물이 무너졌다. 김 할머니는 가까스로 구조됐지만 언니는 주검조차 찾지 못했다. 이듬해 10월까지 약 1년 반동안 항공제작소에서 일했지만 임금은 한푼도 받지 못했다.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일본에 다녀왔다는 주변의 편견에 시달렸다. 스무살에 결혼해 남매를 낳은 뒤 남편과 사별하며 평생 굴곡진 삶을 살았다.
김 할머니는 2014년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된 두번째 소송에 참여, 2018년 광주고등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1남1녀가 있으며, 빈소는 국빈장례문화원 4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8월 1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