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HD현대 권오갑 회장의 쓴소리 "나쁜 이익에 기대지 말라"

입력
2023.07.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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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시황변화 등 인한 이익 경계 주문
"경쟁력·미래사업 담보로 '좋은 이익' 내야"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최근 그룹 경영진에게 스스로 노력한 결과물이 아닌 외부 경제 환경 변화로 얻은 일시적 이익을 경계하라는 주문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가 저가 수주를 털어내고 부가가치가 높은 배 수주를 이어가며 흑자 랠리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더 탄탄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30일 HD현대에 따르면 권 회장은 28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기업 스스로 각고의 노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과 미래사업을 담보해 내고 이를 통해 창출해내는 이익만이 좋은 이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환율, 시황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얻은 이익이 우리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다면 오히려 '나쁜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경영자는 나쁜 이익에 취해 마치 회사가 엄청나게 성장한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는 권오갑 회장을 비롯해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단이 참석해 사업별 핵심 현안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계획과 진행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HD현대 2분기 실적이 발표된 다음 날로 HD현대는 2분기 매출 15조6,213억 원, 영업이익 4,72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가 급등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 등으로 초호황기를 누렸던 정유 부문에서 부진하면서 그룹 전체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했다.

권 회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친환경·디지털 흐름을 선도하기 위한 회사별 기술 고도화 추진 현황과 인재 확보 방안을 점검하고 시장 변화 속에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과 역량 강화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 측에 따르면 권 회장은 "미래 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노력했는가,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는가를 스스로 물어야 할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어떤 미래를 보여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미래 사업에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경영진에 주문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