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 특화된 전립선암을 조기 예측할 수 있는 다중유전위험점수(PRS)가 개발됐다. 전립선암은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자 변이 상태가 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병 위험을 미리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변석수·송상헌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전립선암 예측에 널리 쓰이는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보완할 수 있는 ‘다중유전위험점수(Polygenic Risk Score‧PRS)’를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전립선(Prostate)은 방광 바로 밑, 직장(直腸) 앞쪽에 있는 밤톨만한 크기의 남성 생식기관이다.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암의 대부분은 전립선 세포에서 발생하는 선암(腺癌)으로 유전적 소인과 가족력이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즉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 변이 상태가 전립선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데, 단일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빈도는 아주 낮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암 조기발견과 생존율 개선을 위한 새로운 예측 지표 개발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단일 염기 다형성의 더 작은 단위로 쪼갠 유전자 변이가 지닌 종합적인 영향력을 취합하고 점수화해 분석하는 다중유전위험점수 PRS를 개발했다.
이후 연구팀은 PRS의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 2,702명과 대조군 7,485명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비교해 유의미한 변이를 확인한 다음, 1,133명을 대상으로 검증을 시행했다.
그 결과, PRS 점수 기준으로 전립선암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환자 중 글리슨 점수가 7(3+4) 이상인 그룹은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4.6배 높았고, 7(4+3) 그룹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리슨 점수는 전립선암 악성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7이상이면 주변 전이가 예상돼 악성도가 높은 상태다. 3+4와 4+3 유형으로 나뉘는데, 4+3이 경과가 더 나쁘다. PRS 점수를 통해 빠른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었던 것.
또 60세 이하에서는 PRS를 PSA와 함께 사용했을 때 예측 성능이 더욱 향상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PSA 단독 사용 시 AUC가 0.736이었지만, 둘을 함께 썼을 땐 0.759로 정확도가 높아졌다. AUC는 모델 성능의 평가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신뢰도가 높아짐을 의미한다.
변석수 교수는 “지금까지는 유럽 혈통의 백인 환자 기반 다중유전위험도(PSA) 검사결과를 활용했다”며 “이번 연구로 아시아인의 유전적 이질성에 따른 왜곡을 감안해 아시아인 특히 한국인에 특화된 인종 단위 다중유전위험점수를 개발하게 돼 뜻 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