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럽, 중동, 아시아를 대표하는 통신사들과 손잡고 초거대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통신사들이 손잡고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플랫폼 기업과 경쟁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27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에서 최태원 SK 회장과 유영상 SKT 사장을 비롯해 유럽, 중동, 아시아의 대표 글로벌 통신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열었다고 밝혔다.
①최태원 회장이 주재하는 이번 서밋에는 ②클라우디아 네맛 도이치텔레콤의 부회장, ③중동의 대표 통신사 이앤(e&)그룹의 하템 도비다 CEO, ④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등 최고 경영진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도이치텔레콤은 독일, 미국 등 전 세계 12개 나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통신사 중 하나다. e&그룹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의 16개 나라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싱텔은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21개국에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등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 대표 통신사다. 가입자만 놓고 보면 SKT 3,100만 명, 도이치텔레콤 2억4,500만 명, e& 1억6,400만 명, 싱텔 7억7,000만 명에 달한다.
이날 4개 회사는 AI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먼저 ①각 사의 핵심 AI 역량을 가지고 '텔코 AI 플랫폼'을 함께 만들기로 뜻을 모았다. 텔코 AI 플랫폼은 통신사별로 AI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구축을 포함 새로운 AI 서비스 기획에 허리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각 통신사는 거대 플랫폼 개발에 따로 시간과 비용을 쏟지 않은 대신, 공통 플랫폼 위에서 AI 서비스를 유연하게 현지화해 고객의 사용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②이어 4개 사는 텔코 AI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신규 투자, 공동 연구개발(R&D) 등 분야별 논의를 위한 워킹 그룹을 운영한다. 또 ③국가별 AI 서비스 개발을 위한 퍼블리싱, 버티컬 서비스 제휴, 마케팅 운영 등에서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이들은 전통적 통신업을 AI로 재정의해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등 기존 핵심 사업들을 AI로 대전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태원 회장은 "새롭고 혁신적인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하는 AI 기업으로 변모할 것을 제안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