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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숙명처럼 마약상으로 돈을 번다. 여자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매춘을 한다. 마약상이 살해되면 또 다른 마약상이 등장한다. 매매춘 역시 비슷하다. 포주든 마약상이든 악당 같은 이들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부속품 같다. 이들이 활개 치는 지역사회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불량배들이 정부의 용의주도한 음모에 따라 만들어진 이들이라면. 영화 ‘그들이 타이론을 복제했다’는 빈곤의 악순환과 계급의 고착화를 인종 문제를 통해 꼬집는다.
흑인 청년 폰테인(존 보예가)은 글렌이라는 지역의 마약상이다. 그의 하루하루는 틀에 박혀 있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밖에 나와 마약을 판다. 자기 구역에서 마약을 파는 이가 있으면 쫓아내고는 한다. 어느 날 밤 그는 라이벌 마약상으로부터 총탄 세례를 받는다. 폰테인에게 빚이 있는 포주 슬릭(제이미 폭스)이 이 장면을 목격한다. 하지만 폰테인은 다음 날 아침 별일 없다는 듯 집에서 깨어난다. 슬릭은 폰테인이 찾아오자 유령이라며 화들짝 놀란다.
폰테인은 총을 맞은 기억조차 없다. 불사조 같은 존재는 아니다. 그는 자신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여겨지는 이들을 쫓는다. 슬릭과 윤락녀 요요(테요나 패리스)가 함께한다. 세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어느 낡은 집에 들어갔다가 괴이한 실험실을 찾아낸다. 그곳에는 또 다른 폰테인의 시체가 있다.
죽은 폰테인은 누구이고, 살아 있는 폰테인은 또 누구인 걸까. 폰테인과 슬릭, 요요는 해답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다 평소 알아차리지 못했던 글렌 지역의 이상한 점들을 발견한다. 치킨 맛집에서 사람들은 약에 취한 듯 끝없이 웃어댄다. 미용실도 수상쩍고, 매번 한자리를 지키는 노숙자 노인 역시 심상치 않다. 폰테인 일행은 자신들이 사는 세상에 거대한 의문을 품는다. 곧 그들은 미국 정부의 음모와 비밀을 알게 되고, 자신들이 자유의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우화와 같다. 폰테인과 슬릭은 정부가 흑인 지역사회를 망가트리기 위해 만들어낸 존재다. 지역사회를 빈민가로 유지해야 체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여러 복지정책으로 흑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그들이 가난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정부가 제 역할을 못 하고, 빈곤을 되레 조장하는 현실에 대한 풍자인 셈이다.
폰테인 일행은 현실을 받아들일까 고민한다. 그들 앞에 놓인 체제의 벽은 높고도 강고하다. 하지만 정부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폰테인 등은 좌충우돌한다. 그들의 힘은 연대다. 영화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던지면서 웃음을 함께 전한다. 자아도취에 빠진 슬릭의 언행이 코미디를 빚어내고, 폰테인의 저돌적 행동이 통렬함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