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4조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 분야 전반 침체로 인한 반도체 시장 업황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를 중심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엔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7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실적을 보면 연결 기준 전체 매출액은 60조55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2.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658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95.26% 줄었다.
특히 반도체 등 DS 부문은 2분기에 매출 14조7,300억 원, 영업손실 4조3,6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8%가 줄어 반토막이 났고 영업이익은 14조3,400억 원이 사라졌다. 4조5,800억 원 적자인 올해 1분기와 합하면 상반기 적자 규모는 8조 9,400억 원에 이른다.
그나마 1분기에 비해서 적자 폭은 약간 줄였는데 이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AI용 차세대 D램(DDR5)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강세에 대응해 D램 출하량이 예상보다 많아져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재고 역시 5월에 정점을 찍은 뒤 하락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모바일용 부품 수요 회복이 늦어지면서 실적이 부진했고, 파운드리도 경기 침체로 모바일 등 수요가 약세를 보이면서 라인 가동률이 하락해 이익이 감소했다.
모바일과 가전 등을 포함한 DX 부문은 매출 40조2,100억 원, 영업이익 3조8,300억 원을 기록했다. 갤럭시S23 출시로 인한 신작 효과가 줄고, 경기 침체로 중저가 시장 회복이 지연돼 지난해 2분기에 비하면 매출이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갤럭시S23 시리즈가 전작인 S22에 비해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가전의 수익성도 좋아져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커졌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IT 수요와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돼 부품사업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 투자와 연구 개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