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사에서 작성해 보고한 것이라 없어서 못 드립니다."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선언 이후 20일 만에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자료는 다름 아닌 사업 추진에 대한 국토부와 용역사 간 협의 과정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월간 진도보고서'다. 질의내내 원 장관은 심 의원의 요청 자료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원 장관과 심 의원이 자료제출을 두고 언쟁을 벌이고 있을 때 국토위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고서 뭉치를 들어 보였다. 심 의원이 제출을 요구한 '월간 진도보고서'였다. 한 의원은 "저는 있는데 왜 장관에게 없나"라며 "이런 태도로 어떻게 국토부 장관이 현안 질의에 임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심 의원도 "작은 정당을 무시하는 것이냐"며 원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당황한 기색을 보인 원 장관은 실무진을 불러 잠시 숙의하더니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사과에 나섰다. 원 장관은 “빠진 부분들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라며 “실무적인 착오에 대해서는 바로잡겠다”고 잠시 저자세를 취했다.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현안질의 전부터 계속해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토부가 자료를 누락 및 위조했다고 주장하며 원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국토부의 이례적인 자료 공개를 민주당이 조작으로 몰고 있다며 반발했다.
20일 만의 원 장관 출석 국토교통위 전체회의는 여야 합의 없이 끝났다. 오전 여야가 일치를 보던 용역사 증인 채택은 오후에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며 무산됐다. 민주당은 27일 본회의에 양평 고속도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