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온상' 수원 디스코팡팡, 문 닫은 채 '썰렁'… 경찰 수사 확대되나

입력
2023.07.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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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북적이던 영업장 가보니, 굳게 문 닫혀 
인근 상인·시민, "조용, 깨끗해져서 좋아" 반겨
업체대표 전국 10여곳 운영, 추가 수사 가능성

지난 25일 오후 4시쯤 경기 수원시 매산동 로데오거리 안쪽 ‘수원역 디스코팡팡’ 앞.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고, 평소 이 시간이면 청소년들로 북적였을 골목도 텅 비어 있었다. 안쪽을 들여다보니 DJ의 박자에 맞춰 신나게 빙빙 돌았을 놀이 기구도 멈춰 있었다. 10대들이 자주 이용했던 장소인데 바로 옆엔 모텔이 즐비했다. 이곳은 청소년들을 표적 삼은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되어 최근 영업이 중단됐다.

경찰 수사를 통해 디스코팡팡이 더 이상 휴양지에서나 보던 추억의 놀이기구가 아니라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경찰은 수원역 디스코팡팡 대표 A씨 등 8명을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영업장을 찾은 학생들을 집으로 불러 성폭행하거나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가출해서 갈 곳이 없거나 자신을 좋아하는 10대 수십여 명을 주거지나 인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하는 등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디스코팡팡 티켓(1장 4,000원)을 강매하거나 외상으로 빌려 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집한 조건만남 남성과의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주변 시민, 상인들은 디스코팡팡이 문을 닫은 뒤 시끄럽지 않다고 반겼다. 근처에서 폐지를 줍던 70대 여성은 “평소 교복 입은 애들로 북적이고 음악소리 때문에 귀가 먹먹했는데 열흘쯤 전부터 영업을 안 하는 것 같더라”며 “조용하니 좋다”고 했다. 인근 상인도 “(디스코팡팡 주 고객이) 10대 아이들이라 (안 온다고 해서) 가게 매상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일단 거리가 깨끗해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평소 학생들이 자주 드나들던 골목이 활기를 잃은 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경찰 수사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A씨가 화성시 동탄 등 전국에 10여 개 업체를 운영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을 뿐 아니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다른 영업장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청소년들을 꼬드기며 범죄를 저질렀을 정황이 있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수사 확대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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