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아 미안해" 아스파탐 논란 뒤 대체당에 눈 돌리는 설탕 회사들

입력
2023.07.2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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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 플레저' 열풍에 '설탕세' 등 '안티 설탕' 분위기에
대상, 군산 전분당 공장에 알룰로스 전용 생산공장 준공
2016년 알룰로스 생산 시작한 삼양사...내년 공장 증설


식품 브랜드 '청정원' 이름으로 설탕을 판매하는 대상이 저칼로리 감미료 알룰로스 생산에 본격 나선다. 건강과 맛을 함께 잡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열풍을 등에 업고 '제로 슈가' 트렌드에 강세를 띠고 최근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 논란으로 설탕 대체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탕보다 3~6배나 비싼 천연당인 알룰로스가 관심의 중심에 섰다.

24일 대상은 전북 군산시의 전분당 공장에서 알룰로스 전용 생산시설 준공식을 갖고 알룰로스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오랫동안 연구를 통해 알룰로스의 고효율 생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며 "군산 공장에 약 3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의 알룰로스 전용 생산동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알룰로스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천연당으로 인류가 무화과나 건포도 등으로 섭취해 온 안전한 당으로 평가받는다. ①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가지면서도 ②칼로리 함유량은 설탕의 10% 정도다. ③탄산음료부터 잼이나 아이스크림, 케이크나 빵 등 설탕이 쓰이는 모든 곳에 대신 쓰이면서④맛이나 음식의 식감을 해치지 않고 ⑤식후 혈당 상승 및 체내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대상 관계자는 "알룰로스는 대체 감미료 중에서도 안전성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큐원 등 설탕 브랜드를 갖고 있는 삼양사가 유일하게 울산 공장에서 알룰로스를 생산 중이었다. 2016년 삼양사는 액상 알룰로스 대량 생산에 성공해 2020년 전용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가루 형태의 결정 알룰로스도 개발, 올해 하반기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액상 알룰로스는 음료, 유제품 등 액상과당을 주로 쓰는 제품의 대체 감미료로 사용되고 결정 알룰로스는 설탕이나 인공 감미료인 에리스리톨 대신 사용하는 제품으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 한편 2015년 국내에서 알룰로스 대량 생산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사업 효율화를 이유로 2019년 즈음부터 알룰로스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 현재는 철수한 상태다.



삼양사, 지난해 알룰로스 매출 성장률 120% 달성


몇 년 전부터 저칼로리 감미료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2018년 영국에서 음료 100mL당 설탕 첨가물 5g 이상을 함유한 음료에 1L당 0.18 파운드의 세금을 부과하는 '설탕세'를 도입하는 등 국가별로 '안티 설탕' 정책 기조도 강화되면서 대체 감미료 시장을 향한 관심이 커졌다. 여기에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도 알룰로스 등 대체당의 인기는 상승 중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1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알룰로스·스테비아·스윗비아 등 대체 당류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3%가 증가해 설탕 매출 증가율(10%)보다 높게 나타났다. 삼양사도 지난해 알룰로스 매출 성장률이 2021년 대비 120%를 기록,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삼양사 관계자는 "알룰로스 수요를 현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설탕 회사의 대체당 관련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양사는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울산에 알룰로스 전용 공장을 증설 중이다. 이를 통해 넘치는 국내 수요를 소화하고, 지난해 약 10억 원 수준이었던 알룰로스 수출 규모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대상 역시 "알룰로스의 아시아와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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