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예금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엔테크(엔+재테크)' 열풍의 결과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 말 대비 30억4,000만 달러 증가한 998억3,000만 달러(약 128조 원)로 집계됐다. 내국인,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기업의 외화예금 총액이다.
달러, 유로화, 엔화예금 모두 증가했는데, 특히 엔화예금 증가폭이 12억3,000만 달러로 가장 컸다. 한은은 "개인의 여유자금 및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예치 등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면서 최근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800원대에 진입하자 엔화가 쌀 때 엔화예금에 가입하거나 일본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돈으로 '증시 대기자금'으로 이해하면 된다.
달러화, 유로화예금은 전월 대비 11억5,000만 달러, 3억5,000만 달러씩 증가했다. 우리 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보내오는 돈(배당소득)이 늘면서 예치금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 배당소득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기업이 잠시 맡겨 둔 해외 직접투자자금도 달러화, 유로화예금 증가로 이어졌다.